분명 역사지만 무협지 읽듯이 담담함으로 읽기 시작했다. 사실 사야가 김충선은 낯선 역사인물이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방영되며 충격을 안겨줬던 사야가 김충선은 누구인가? 20대 초 일본의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의 장수로 출정하여 단 한 차례의 전투도 치르지 않고 부하 3천 명을 이끌고 조선에 항복 투항했던 철포의 대장이 바로 사야가 김충선이었다. 도대체 왜 그 는 조선으로 투항하여 자신의 조국 일본과 전쟁을 벌여야 했는가?
1권은 주로 사야가의 어린시절 이야기다. 어린 사야가는 조선인 어머니에게서 배운 유학과 아버지에게서 배운 일본인으로의 정신은 범상치 않은 소년으로 성장한다.
“난 조선인이다. 그리고 난 널 낳았다” 사야가의 엄마 수연은 어린 사야가를 품으로 안았다. “난 하루도 나의 고향을 잊은적이 없었다. 형제와 부모를 한시도 잊은적이 없었다. 난 너를 사랑한 만큼 증오했고 너의 아버지를 저주했다”(53P)
작가는 역사적 기록을 상당히 수집해 근거로 출간했지만 책은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 픽션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일본인으로 조선에 귀화한 김충선의 이야기는 상당한 호기심을 일으킨다.
그러다보니 무게감이 느껴지는 역사소설보다는 남다른 재미가 있다. 고향인 해정에서 친구들과 해오정신을 만들어 활동하는 이야기와 그 부모들의 얽힌 사건들은 흥미롭다. 충분히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해오정신으로 성장하는 사야가는 철포사신이라는 냉혈한 모습으로 변했고, 명분 없는 전쟁에 반대해 조선으로 귀화하기에 이른다.
2권에서는 전장 중 김충선이 그려진다. 일본 나고야성의 일본 장수 사야가 김충선. 그는 조선을 향한 출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출정 후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곧 투항했다. 그 때는 조일전쟁이 막 시작된 시기고 일본군이 승승장구할 때다. 패전해서 하는 수 없이 투항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미 출정을 앞두고 이미 여기에서부터 투항을 결심한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는 과연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작가는 김충선이 지키고자 했던 조선의 문화, 사랑, 평화를 너무 무겁게 써내려 가지 않았다. 일본 전통의 사무라이가 어째서 자신의 조국을 배반하고 조선을 선택했는지를 상상력을 덧대 풀어냈다.
김충선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우선봉장으로 군사 3000명을 인솔하고 한반도를 쳐들어왔다가, 조선의 문물과 문화를 흠모하여, 경상도 병마절도사 박진에게 항복한 뒤로 조선의 편에 서서 일본을 무찌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사야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는 지난 1년간 너무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바닥에 널려 있는 모래알처럼 많은 절망을 품은 사람과 같았다. 무표정한 얼굴에 빤짝거리는 살기만이 은빛 바다처럼 넘실거렸다. 이제는 어떤 좋은 것도 그에게는 관심 없었으며 오로지 조일전쟁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응징을 가하는 것만이 유일한 낙으로 여겨졌다.(138p)
김충선(사야가)이 조선에 투항을 한 까닭 중 또 다른 것은 자신들의 침략 중에도 본인의 목숨보다 부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늙은 부모들을 등에 업고 도망치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처음 1권과 2권으로 완결되는지 알았지만 2권 마지막에 3권이 남아있어 아쉬움으로 책장을 덮었다. 3권에는 그가 고국 일본을 왜 떠나왔으며 그의 갈등은 어떤 부분이었는지 전개될 것 같아 다음이야기가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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