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죽음의 공통점은? 새로운 시작…아쉬움…끝…예측 불가능…
오랜만에 가슴을 멍하게 하는 연애소설을 한 권 읽었다. 그래 사랑은 늘 불쑥 찾아온다. 아무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가슴 절절한 사랑을 그려낸 ‘백년후애’는 어찌 보면 흔한 소재인 두 집안의 비극적인 운명에 얽힌 아름답지만 지독하게 아픈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유난히 이 책을 오래 붙잡고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솔직한 표현기법과 탁월한 감성적 묘사 때문에 두시장이 궁금해왔다.
잦은 병치레로 인해 창문 너머로 학교에 가는 또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던 아이코는 어느 꼬마가 놓친 풍선을 잡아주기 위해 몸을 날린 청년 슈에게 말을 건네고,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시작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집안은 100년에 걸쳐 원수로 지내는 사이. 아이코의 할머니는 슈의 할아버지와 사랑의 도피를 하려다 목숨을 잃었고, 아이코의 어머니는 슈의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현실은 그들의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데….
청년은 바로 하나야기 가와 100년에 걸쳐 원수로 지내는 와카바야시 슈. 그들의 지난 역사를 보자면 아이코의 할머니는 슈의 할아버지와 사랑의 도피를 하려다 목숨을 잃었고, 아이코의 어머니는 슈의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에 치여 세상을 뒤로했다. 일본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정서로 이런 사랑은 마음을 촉촉이 하는 소대로 충분한가보다.
양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사랑을 죽음으로 마감한 지 꼭 100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집안의 딸과 아들. 그들은 과연 100년 전에 자신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못 다 이룬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이들은 ‘그래 받아들이자. 지난 일이야 어쨌든, 주변 사람들이야 뭐라 하든, 이제는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나도 따라 움직이고, 내 마음이 느끼는 대로 느끼는 만큼만이라도 나도 사랑이란 걸 해보자’ 이런 생각을 갖기도 한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인정하고, 외면하고. 죽고, 죽이고……. 벌써 100년이 흘렀다. 그 사람 집안과 우리 집안의 모진 운명의 세월이. 그래도 이제는 그를 놓을 수 없다. 어떠한 고난이 닥쳐와도, 어떠한 난관에 부딪혀도 내 마음에 깊이 자리 잡은 그를 보낼 수가 없다.
그러나 운명은……. 마치 400여 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보여주었던 그 가슴 절절한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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