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그동안 독도가 한국 땅으로 그려진 고지도가 나올 때마다 독도가 아니라고 우겨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독도의 명백한 형태가 그려진 고지도가 새로 확인됐는데 일본은 이마저도 왜곡하고 있습니다.”
부천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문은식(63) 씨는 정권이 바뀔 때만 잠시 거론되는 독도 문제가 안타깝다고 운을 떼었다. '지구촌환경보전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 3·1절을 맞아 회원들 15명이 자신이 운전하는 개인택시 오른쪽 뒷문 바깥쪽에 가로 60㎝, 세로 40㎝의 대형 홍보물을 붙였다. 홍모물은 독도 전경 사진과 '독도는 한국땅', 'Dokdo Korea'라는 문구와 무궁화 등이 담겨 있다. 승객들이 택시를 타거나 내릴 때 바로 볼 수 있도록 뒷문에 부착한 것이다. 영문이름을 넣은 것은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위한 속 깊은 의미가 숨어있다.
‘독도일기’를 읽기 전 우연히 만난 의식 있는 택시기사 이야기다. 지난 해 여름 기회가 되어 울릉도를 찾았다. 설렘으로 가슴이 울렁거리고 배 멀미로 속이 울렁거리며 찾아간 울릉도는 여전히 신비의 섬이었다. 울릉도 옛길인 내수전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동백나무 자생 숲을 지나자 내수전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맑은 날 독도가 보인다는 곳이다. 최근 공개된 울릉도에서 촬영한 독도 사진은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본의 주장에 종지부를 찍은 확실한 증거다.
이런 때 독도 경비대장이 난중일기를 써내려가듯 꼼꼼히 쓴 ‘독도 일기’(지혜의나무 펴냄)가 독도의 안부를 전해왔다. 첫 장을 열면서 울릉·독도 경비대 류단희 대장은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며 “나는 독도와 울릉도를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대한민국의 서울과도 다름없는 우리 국토의 최동단 독도에서 2011년 한 해 동안 90여 회 출몰했다가 소실된 일본 순시선을 응시한다. 지금으로부터 4백20년 전 그해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1592년이다. 올해 또 임진년을 맞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 책에는 독도와 울릉도에 근무하는 대원들이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독도와 더불어 성장해나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 물론 지휘관으로서 가진 열정과 조국애를 지난해 부임한 이후 일일 보고를 하듯 펼쳐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도 지킴이’들의 독도 방문 기록도 낱낱이 새겼다. 김장훈의 독도 콘서트를 지상 중계했고, 미국 소년 환경운동가 와 “파이팅!”을 외치며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울릉도 3개의 전시실에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수두룩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936년 일본 육지측량부에서 작성한 ‘지도구역일람도’다. 울릉도와 독도를 굵은 실선으로 한국 땅이라고 분명하게 기재해놓았다. 일본인들이 말이다. 그러고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나도 이럴진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를 구경할 수 있다는 곳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는 우리대원들은 정말 용감하고 고양이처럼 날쌔고 씩씩하고 민첩했다’ 는 구절에서 저자의 대장으로서 대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독도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치권 등에서 찾아가 “독도수호” “일본규탄”을 외치며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너울파도만 일어도 접안조차 못하는 독도에 해양호텔과 어업인 숙소를 짓겠다는 등 즉흥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아이디어를 대안이라고 내놓은 발상도 한심하다. 일본의 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 책에 대해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는 "독도의 가장 큰 적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들의 '무관심'이라 생각합니다. 늘 꾸준한 관심과 사랑만이 우리의 독도를 지켜 나가는 가장 큰 힘이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독도를 자세히 알려 주고 영토 사랑의 큰 뜻을 전달해 줍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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