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의원 장례식 항의 왜? ...

 

 

 

영결식 현장 돌진 '계획적'…"죽음 항의한 기록 남기고 싶었다"   [스포츠서울닷컴ㅣ장민, 박형남기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민주당 백원우 의원(45)은 정치적인 스승이자 인생의 스승을 잃은 충격 속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30분, 의원회관 2층에서 만난 그는 육체적 피로는 회복됐지만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가는 것이 싫을 정도로 밤마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고 하소연부터 했다.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면 봉하마을을 방문할 것’이라는 백 의원은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지만 좌절보다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정치적 뜻을 계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백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 시절 그와 함께했던 4년간의 추억을 다시 기록하기 위해 먼지가 쌓인 다이어리를 다시 들춰내 책 한권을 준비 중에 있단다. 그러나 책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렸다. 영결식 현장 돌진 '계획적'…"죽음 항의한 기록 남기고 싶었다" 집요한 호기심을 드러내자 마지못해 말문을 열었고 그동안 언론을 통해 밝히지 않았던 지극히 사적인 얘기도 꺼내 놓았다. 백 의원은 인터뷰 중 자신의 얘기를 꺼낼 때면 초등학생 마냥 부끄러움을 타기도 했다. 전국민이 알다시피 백 의원은 지난 5월29일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외치며 돌진해 경호원의 강한 제지를 받았다.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선 찬반논란이 일었다. ‘국회의원 자격 있냐?’ ‘아무리 미워도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너무했다’ 등의 인신공격도 있었고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민심을 대변했다’는 격려가 뒤섞여 논쟁이 뜨거웠다. 백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장례식 항의가 사전에 계획된 행동이었다고 고백했다. 서울역 분향소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끝에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30년 후 누군가가 ‘노 전 대통령 죽음을 항의했다’는 기록을 남길 필요성이 있다고 고민했었습니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었고, 개인적 자살로 의미를 축소시켜서는 안된다는 이유가 더해졌지요. 특히 노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공식적인 장례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억울한’ 죽음이었고, 현직 대통령도 책임이 있음을 역사에 분명히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러한 행동을 했습니다.” 서거 보도 '믿지 않았던' 백 의원…"등산하다 미끄러졌다 생각" 노 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는 백 의원. 그는 처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보도될 때만해도 사실을 믿지 않았다. 관련 기사들이 나올 때마다 ‘등산하다가 미끄러져 머리를 다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문재인 비서실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공항에서 접하고서야 현실로 받아들였다. 백 의원은 “눈물이 나오질 않더군요”라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노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추억들이 너무나도 많다”며 회상에 잠긴 백 의원은 부산선거 시절로 한참만에 말문을 열었다. “2000년 부산 선거 때 부산 화명동·금곡동 조직팀장을 맡았을 때 일입니다. 그곳에 연락사무소를 차려 10층이 넘는 건물에 노란바탕의 큼지막한 현수막을 걸었죠. 현수막에는 ‘기호 3번 노무현’이라고 적었는데 스스로 ‘아이디어 좋다’고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본부에서 들어오라고 호출이 왔더라고요. 갔더니 속된 말로 ‘X창’나게 깨졌습니다. 당명을 넣지 않았기 때문이죠" "제 딴에는 부산에서 새정치국민회의는 김대중당이라고 통하는 만큼 당명을 넣지 않은 것이었는데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부산에 출마하려는 의도를 아직도 이해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 싶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된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김대중당으로 부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감정을 극복하는 길이다’고 말하시더군요. 크게 깨달았죠. 이 말이 제가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아주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노 전 대통령과 차속 토론…"처음엔 받아적다 나중엔 듣기만" 백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비서관으로 일할 당시 차를 탈 때마다 본의 아니게 ‘옆 자리’에 앉기도 했다. 대부분 비서관은 앞자리에 앉기 마련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옆에 앉혀놓고 끝없이 대화하고 토론했습니다. 저는 졸려 죽겠는데 노 전 대통령은 옆에서 얘기를 하세요. 처음에는 긴장된 탓에 받아 적었는데 몇 개월이 지나니까 귀찮더라고요.(웃음) 서로 고민하는 폭이 다르니 저로서는 힘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과 백 의원은 어떻게 만났을까. 백 의원은 1997년 6월 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또한 부산 선거에서 떨어진 후 변호사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할 때 비서관 역할과 대선 캠프 준비도 했다. 백 의원은 “92년 당시 제정구 의원 비서관으로 활동하다가 제 전 의원이 이회창 총재를 지지하는 바람에 노선이 맞지 않아 그만뒀다”며 “이후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저를 데리고 갔고, 부산 선거에서 떨어진 후 변호사 생활을 할 때 글 쓰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정치 생활…이해찬 전 총리와 인연 맺기도 솔직히 백 의원은 정치에 뜻이 없었다. 돈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생각으로 26세의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처음에는 서민들과 같이 살아가는 평범한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재야-정치권 담당으로 대외협력을 맡으면서 달라졌다. 1987년 6월 항쟁 때 만들어졌던 민족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에 학생 실무자로 파견을 나가 자연스럽게 정치권 인사들을 만났고 그 길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1988년 남북학생회담을 제안했던 때 연대에서 오랫동안 농성을 했었죠. 어느 날 고대 학생회장 겸 전대협 의장인 오영식 전 의원이 정치권으로 들어갈 것을 권유했었죠. 그래서 1989년 평화민주통 연구회에 들어가 기획실 간사일을 했어요. 이때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오영식 전 의원과 함께 졸업생 대상 독서 모임 활동을 하다 구속되고 말았던 것. “대학교 2학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선배들을 쫓아다니다 건국대에서 열린 애학투련 시위에 참석했다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죠. 그리고 두 번째 역시 아무것도 모른 채 오 의원 따라 다니다가 구속됐어요.(웃음)” 구속 후 '조선검' 배우기 열중…"검술 보급 위해 여대 강의도" 구속된 이후 할 일이 없었던(?) 백 의원은 잠시 외도를 하게 된다. 우연히 연결된 임동규 선생으로부터 10개월 동안 조선검을 배웠던 것이다. 검술은 물론 무예를 그림과 글로 설명해 놓은 ‘무예도보통지’라는 책에 흠뻑 빠져 서울지역 사무국장을 하면서 보급운동에 앞장섰다. “‘조선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료 강의도 하고 교육도 시켰어요. 이때 강의하러 여대도 많이 다녔죠. 준 사범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다 까먹었습니다.(웃음) 검술을 보급하고 있는데, 학생운동을 함께 한 친구가 제정구 의원을 소개시켜줘 다시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검술을 배우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재미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백 의원은 대학시절 격량의 시절을 함께했던 인사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고 말한다. 강한 유대감으로 뭉친 탓에 이들의 모임은 여전히 활발하단다. “서클 모임, 고려대학교 신방과 학생회 모임, 그리고 총학생회에서 함께 일했던 학생부 간부 등 그 때 만났던 그룹들을 지금도 만나고 있습니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오영식 전 의원 등을 비롯해 많은 인사들이 있죠.” 대학시절 선배들과 이른 아침부터 술집순례…"시험도 음주상태로" “아무것도 모른 채 선배들을 쫓아다녔다”고 말하는 백 의원은 과연 어떤 학생이었을까. 그러자 백 의원은 결코 잊지 못할 대학 시절 얘기를 꺼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던 백 의원은 재수 끝에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했다. 자칭 모범생이었다고 주장(?)하는 백 의원은 대학시절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해 달라고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살짝 과거를 공개했다. “고려대학교가 술을 많이 먹잖아요. 제가 신방과 모임, 그리고 사진서클에서 활동했는데 그 때마다 막걸리를 가득 담은 냉면 사발식은 기본이었습니다. 심지어 시험 때인데 선배들이 ‘시험은 소주 먹고 봐야 한다’며 아침 8시부터 술을 먹고 시험 보러 간 적도 있죠" "게다가 학교 앞 단골집에서 술을 먹고 있던 선배들 앞을 지나갈라 치면 여지없이 ‘너 이리와. 한 잔 해야지’라며 끌고 들어갔습니다. 늘 술 냄새 풍겼다고나 할까요.(웃음)” '학생운동'으로 형들과 마찰…"흠씬 맞고 나서 친구집으로 피신" 대학시절 운동권에 가담하면서 가족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나무라는 형들과 싸울 정도였다. “학생운동에 대한 시각차가 컸던 것 같아요. 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형이 나무라곤 했죠. 체격은 제가 더 컸지만 차마 형을 때리지는 못하고 제가 맞았죠. 그러다 결국 가출해서 친구들 집으로 피신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가장 키가 컸기 때문에 형들과 한번 해 볼만 했었는데….(웃음)” 인터뷰 중간마다 백 의원은 “학창시절 평범한 학생이었다”라고 몇 차례 강조하면서도 “공부는 별로 안했어요. 대신 고등학교 시절 술 담배를 배우기는 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사진에 남달리 관심 많아…"써클 모임 통해 고교 때부터 술·담배" 고교시절 백 의원은 사진부에 가입해 사진을 핑계로 술, 담배를 배웠다. 부모님이 경기도로 이사를 가면서 혼자 남아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녔다.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보니 공부도 점차 소홀해졌다. 대학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백 의원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3 시절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며 등하교를 했다. 그러나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재수가 불가피했다. “성균관대학교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져 독하게 마음먹고 공부에만 전념해 이듬해 넉넉한 성적으로 고려대에 들어갈 수 있었죠. 그러나 대학시절 학생 운동을 한 탓에 졸업 성적이 4.5만점에 3점이 채 안돼요. 학생운동하기 전에는 3점은 넘었는데….(웃음)” 백 의원에게 어린 시절 얘기를 듣고 있자니 연신 웃음이 터졌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날선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지만 어린 시절 얘기를 풀어놓는 백 의원은 마냥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 도시락 배달로 '용돈 벌이'…"중3때까지 50만원씩 받아" 수줍은 소년의 잔상을 간직한 백 의원의 가족은 이북에 친척을 남겨두고 서울에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 서울 토박이’로 자란 백 의원은 친척들은 없었지만 대신 동네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았다. 부모님의 장사를 도우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고단한 생활의 연속을 헤쳐왔다. “이사를 많이 다닌 탓에 초등학교를 3군데나 옮겨 다녔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전농, 청량리, 종암동 등 산동네에서 살았어요. 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옛날에 친구들과 뛰어논 기억은 아련하지만 생각나는 것은 별로 없네요. 장사하시는 아버지가 일이 있으면 제가 대신 가게를 봐줬어요. 그러나 가게가 불에 타기도 하는 등 장사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코에 혈관 터져 24시간 코피…"부모님은 '죽었다'고 생각" “지극히 평범한 삶이었다”며 멋쩍게 웃는 백 의원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묻자 주저 없이 어린 시절이라고 답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7살 때 코에 혈관이 터졌던 일이 대표적이다. 동네 병원 의사가 “괜찮다”고 진단했지만, 코피가 24시간 동안 멈추지 않아 큰 병원으로 옮겨야만 했다. “동네 병원에 다녀 온 이후 솜으로 밤새 피를 막았어요. 제가 피를 다 먹은 거죠. 아침에 큰 병원에 가서 코를 푸는데 피 덩어리를 토했죠. 그런데 병원 의사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위험하다’며 빨리 수혈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때 부모님도 제가 죽는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결국 어머니는 저를 집에 데리고 와 아랫목에 눕혀놓고 형들 학교에 가서 멍하니 몇 시간을 있다가 집에 오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안 죽고 살아있었던 거예요. 몇 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린시절 '전세 살이'하며 수모…"결혼해서도 2년마다 8번 이사" 또 다른 아픈 추억도 있다. 당시 살고 있던 집이 전세였던 탓에 상처가 심했다는 게 백 의원의 귀띔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입니다. 화장실은 하나, 한 집에 10가구 살던 시절이죠. 한 번은 집에서 장난을 치다가 무언가를 망가트렸는데 혼났어요. 주인 할아버지가 혼을 내시는데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었죠. ‘왜 우리 집인데 내가 저 주인 할아버지한테 혼이 나야할까?’라는 생각을 했고, ‘전세 산다’는 개념이 없어 부모님께 ‘우리 집 사자’라는 말을 많이 했던 아픈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백 의원은 그 후로 ‘우리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고 한다. 물론 뜻하는 대로 집을 살 수는 없었고, 그 결실을 맺는 데는 무려 3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백 의원은 결혼을 해서도 2년 단위로 무려 8번 이사를 했다며 웃는다. 값싼 집을 분양 받았는데 돈이 없어 그 집을 팔 수 밖에 없었던 일도 있었고, 대출을 하는 무리수를 두고 나서야 집을 샀다고 농담을 떨기도 했다. 참으로 우여곡절의 청춘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에 공단 근처에 6천여만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었습니다. 그러나 돈이 없어서 집에 들어가질 못했어요. 오히려 중도금을 계속 물다 보니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해 그 집을 팔아버렸죠.” 비서관 시절 비디오 가게 남편 노릇도…"돈 벌었지만 IMF 로 망해" 백 의원은 또 비서관 시절 ‘비디오 가게 남편’으로 생활했지만 IMF로 인해 보증금을 몽땅 날렸을 때를 떠올렸다. “1997년 부인이 동네에서 비디오 가게를 했어요. 남편이 정치를 하다 보니 직업이 안정적이지 못해 동네 상가를 월세로 분양받았던 거죠. 인건비 정도는 나왔는데 IMF 때 집주인이 이자를 못내는 바람에 금융회사에서 압류가 들어와 손해는 물론 빚만 지게 됐죠. 6천만 원을 손해 봤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백 의원은 아내를 어떻게 만났을까. 백 의원의 아내는 제정구 의원실에서 함께 생활했던 여비서였다. 지구당 시절 막내였던 아내와 24시간을 함께 일하면서 ‘정’이 들었는데 주변으로부터 놀림도 많이 받았다. 같은 의원실이라 ‘근친상간 했다’는 말까지 들으며 연애를 시작했던 그들. 하지만 정작 주변의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드라마틱하면서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정구 의원실 여비서과 결혼…"국회 시절 '근친상간' 놀림 받았다" “스스로 미인이라고 얘기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당한 것 같아요.(웃음) 나이 말하면 아내가 화를 내는데 어쨌든 저보다 많아요. 그 당시로서는 엄청 파격적이었죠.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어요. 나이, 학력 차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해 결혼을 강력하게 추진했죠.” 인터뷰 말미에 백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이 더 크셨던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백 의원의 정치적 방향도 읽을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멘토로서 많은 역할을 하셨던 분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의 산 증인들이 죽음을 맞거나 위독한 것은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죠. 노 전 대통령의 묘비에 새겨졌던 것처럼 ‘민주주의는 깨어있다’는 정신을 잘 받들어 이를 승계해 나갈 것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 하루 빨리 쾌유하셨으면 좋겠네요….” [성장앨범] 백원우 의원, 중3까지 도시락 배달...대학 땐 가출도 [스포츠서울닷컴ㅣ배병철, 박형남기자] "지극히 평범하게 자랐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경기 시흥)의 주장이다. 그러나 백 의원의 주장과 달리 그의 성장과정은 그리 평범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에게 장사를 배웠고, 대학시절에는 형과 싸운 후 가출을 감행한 후 수개월간 친구 자취 방을 전전하던 터프가이였다. 코피를 많이 흘려 과다출혈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적도 있다. 연상의 지역구 사무실 여직원과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에 골인한 강단의 소유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현직 대통령 면전에 '정치적 죽음'을 항의하며 열혈 정치인의 뜨거운 피를 숨기지 않았던 백원우 의원의 성장 과정을 앨범을 통해 정리한다. 부모님 모두 이북이 고향이다. 아버지는 평북 영천, 어머니는 개마고원이 있는 함경도 갑산이다. 함경도가 고향인 어머니 덕에 백 의원은 졸업식 등 집안 행사가 있으면 중국집으로 향하던 친구들과 달리 오장동 함흥냉면 집에서 냉면을 먹었다. 남한에 생활기반이 없던 부모님은 시장통에서 물건 파는 일을 생업으로 삼았다. 백 의원에 따르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다섯식구가 그럭저럭 먹고 살 정도의 '중하층' 살림이었다. 백 의원은 초등학교때부터 중3까지 아버지 도시락 배달로 용돈을 벌었다. 집에서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아버지가 장사를 하던 청량리, 경동시장에 갖다주면 50원씩을 받았다. 청량리 대왕코너에서 장사를 하던 아버지 가게에 큰 불이 나서 가게 물건이 모두 타버려 부모님이 대성통곡을 하던 기억이 있다. 가게 앞에 노점을 펴고 남은 옷을 팔며 하루 벌어 하루 먹던 고단한 생활을 백 의원은 잊지 못한다. 남자 3형제 집안의 풍경은 안 봐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청량리 전농동 산동네에서 살았던 백 의원은 대학교 2학년때까지 형들과 크고 작은 싸움을 벌였다. 대학 2학년때 데모한다고 나무라는 작은형과 대판 싸운후 가출하기도 했다. 형제 중 가장 술을 잘 먹는다는 백 의원은 3형제중 키가 작았으나, 고교 시절 훌쩍 크면서 단번에 이를 역전했다. 거의 매년 전세짐을 싸고 이사를 다녔던 백 의원은 전세개념이 없었던 탓에 "왜 우리집에서 마음껏 뛰어 놀수 없는지" 의문이었다고 한다. 백 의원은 "어린시절 '우리 집'이나 '우리동네'에 대한 애틋함이 없었다"며 "어딘가에 정착해 살아본적이 없기 때문에 '고향' 개념이 희박하다"고 말한다. 이 탓인지 백 의원은 서민들의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다. "집은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할 권리"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기자이던 이종사촌형이 선물한 카메라는 백 의원의 학창시절을 지배했다. 유일한 취미이자 탈출구였다. 사진 촬영을 빌미로 명승지를 찾아 사진 촬영을 하며 술과 담배를 배웠다. 대학 사진과에 재학중이던 친구 형에게 사사를 받고 나름대로 촬영 기법을 연구하며 각종 사진 컨테스트에 출품했으나, 아쉽게도 수상 경력은 미미하다. 백 의원은 고교 시절 부모님이 가산을 정리하고 경기도 포천으로 터전을 옮겨 큰집과 독서실 등에서 생활했다. 부모님이 보고플때면 상봉터미널에서 막차를 타고 집에 갔다가 아침 5시에 첫차를 타고 다시 서울로 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재수를 거쳐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백 의원은 광복군 출신의 김준엽 총장이 군사정권의 압력으로 퇴임한 것에 대해 총학생회가 상복을 입고 관을 맨채 항의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당시 대학가를 휩쓸던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지하서클에서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했다. 86년 건대 애학투련 사건을 시작으로 두번 투옥됐다. 당시 백 의원 지하서클 지도부 중의 한명이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고려대 총학생회 간부로 활동한 백 의원은 전대협으로 활동이 이어져 전대협에서 재야정치권 담당 국장을 맡았다. 친구이자 학생운동 동지인 오영식 전 의원의 권유로 평화민주통일운동연합(평민연) 간사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평민연은 문익환 목사의 친동생인 문동환 목사가 주도하던 재야 출신 정치권 단체로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참여했다. 백 의원은 시흥 복음자리 마을에서 빈민 운동을 하며 고 제정구 전 의원을 만났다. 당시까지 운동과 정치를 구분해서 생각했던 백 의원은 복음자리 활동을 통해 운동과 정치, 생활이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 의원은 고 제정구 의원에게서 '가짐 없는 큰 자유'를 배웠다고 회고한다. 백 의원에게 고 제정구 의원이 '정치적 아버지'라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이다. 안희정 최고위원의 소개로 노 전 대통령 비서관으로 입문한 백 의원은 합류 초기에 노 전 대통령의 대외원고를 담당했다. 라디오 칼럼을 진행할때는 매일 두시간씩 토론 한후 3-4개의 칼럼을 써서 노 전 대통령의 감수를 거쳐야 했다. 노 대통령은 단 한번도 바로 통과시키지 않았다. 꼭 두세번 수정작업을 거쳤다. 당시 생애 처음으로 넘을 수 없는 두꺼운 벽을 느꼈다고 한다. 백 의원은 고 제정구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 몰래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나 부인과 다정히 손을 잡고 가다 제정구 의원 딸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밀애가 끝나고 공식 커플로 공인 받았다. 백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에서 선배와 싸운 후 언쟁을 벌이다 돌연 결혼을 선언했다. 프로포즈가 '자기도 모르게 이루어졌다'는 것이 백 의원의 주장이다. 두 사람은 아들 하나만 낳고 장모와 함께 살고 있다. 백 의원 장모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시흥에서 알아주는 마당발이다. 지역기반이 없던 백 의원에게 천군마마처럼 선거를 도왔다. 백 의원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아들이 재학중인 초등학교를 자주 찾지 않았다. 정치인 가족으로 남들과 달리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생활을 할수 밖에 없는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 = 김용덕기자> [스포츠서울닷컴 정치팀 ptoday@media.sportsseoul.com]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