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푹푹 찌는 한 낮의 무더위나
플라타너스의 너른 등 뒤에 숨은 그늘이나
건너 편 술집이 버린 아쉬운 기억도
오늘은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땀으로 촉촉한 작은 손등이나
미간에 살짝 묻은 부끄럼
잠깐 먼 하늘에 갔다 오는 눈빛도 아름답던 사람
그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처소를 알 수 없는
모두들 떠나간
텅 빈 한 낮의 거리에서
홀로 뜨거운 이름을 부르며 버티고 서있는
이 왜소함에
무모함에
힘없는 그리움에
방금 도착한 여름 바람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지
저쪽 모퉁이를 서성이다가
그냥 돌아가는
그 사람이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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