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가게』의 작가이자 블랙 유머와 엽기의 대가, 장 퇼레
‘몽테스팡 수난기’로 프랑스 역사소설의 새로운 장을 펼치다!
『자살가게』, 『중력의 법칙』, 『달링』 등 특유의 블랙 코미디와 엽기, 촌철살인의 글쓰기로 프랑스 문단과 언론, 독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가 장 퇼레의 신작 장편소설 『몽테스팡 수난기』가 출간 되었다.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몽테스팡 후작의 일대기를 다룬 이 소설은 장 퇼레만의 프랑스식 유머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면서 절대군주 치하 궁정 정치의 계략과 모략 그리고 문란한 성생활이 종국에는 그 결말 또한 비장하기까지 한 오쟁이 진, 그러니까 자신의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남자의 복합적인 심리를 낱낱이 묘사하고 있다. 또한 겉으로는 화려하고 당당해 보이지만, 실상은 더럽고 추악한 귀족 사회의 실상을 과감한 언어로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희극배우이자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면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꾸준히 갈고 닦고 있는 장 퇼레는 이 작품에서 탄탄한 구성과 자신만의 맛깔스러운 언어로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을 그 누구보다도 재미있고 생생하게 재현해냈다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프랑스 역사 소설의 새로운 장을 펼쳤다는 고평을 받았다. 장 퇼레는 『몽테스팡 수난기』로 프랑스 전 언론이 주목하는 주요 상 중 하나인 메종 드 라 프레스 상을 수상했으며, 「제8요일」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프랑스 국민배우 다니엘 오테이유 주연으로 영화화될 예정이다.
새로운 팩션 소설의 탄생!
권력 앞에 무릎 꿇지 않고 맞서 대항했던 몽테스팡의 고군분투,
그 수난의 삶을 해학과 블랙유머로 풀어내다
흔히 팩션이라고 부르는 소설들이 근년에 한국에 적잖이 소개되면서 일정한 독서 트렌드를 형성하고 고정 독자층을 만들었다. 팩션은 역사적 사실에서 소설적 제재를 취한 것으로 작가의 해석과 상상력이 결합되면서 독자들에게 지적 충격과 자극, 재미와 교훈을 선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개된 대부분의 팩션류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비틀고, 환상성까지 가미시키는 과정에서 당대의 풍속이나 세부적 진실에 대한 세밀한 복원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 『몽테스팡 수난기』는 풍부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당대의 소소한 사건과 배경, 관습과 풍속 등을 적나라할 만큼 세밀하고 과감하게 묘사하고 있어, 팩션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동안 ‘프랑스의 장희빈’이라고 불리는 몽테스팡 후작부인에게 시선이 집중되었으나, 이 작품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애절한 절규에 주목한다. 몽테스팡이 아내, 아테나이(몽테스팡 후작부인)가 태양왕의 눈에 띄자 왕에 대한 순진한 충성심과 점차 몰락해가는 자신의 귀족 가문을 살려보려는 심산으로 아내를 궁정에 들여보내는 것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다. 당시엔 귀족들이 자기 아내를 왕의 정부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 시대였으나, 몽테스팡 후작은 정반대였다. 그는 아내가 왕의 공식적인 정부 노릇을 하게 되자, 정면으로 군주에 반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왕권신수설을 근간으로 한 군주제의 정통성 자체를 위협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자기 마차를 검은색으로 도색하고 ‘오쟁이 진 신세’를 자조하는 뜻으로 거대한 사슴뿔을 다는 등, 당대의 귀족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반항의 제스처를 두려움 없이 행한다. 그는 파리의 창녀들을 섭렵하면서 아내를 통해 왕에게 성병이 옮겨지도록 시도하고, 빈 관을 땅에 묻음으로써 아내의 장례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세상의 온갖 조롱과 우스개의 대상이 됐음으로 불구하고,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이렇듯 기괴한 행동들을 감행했던 몽테스팡의 모습을 장 퇼레는 소설 속에서 보다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17세기 프랑스 귀족들의 문화와, 거리 풍경, 배설과 성애 장면 등을 에두르거나 미화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사의 현장이 마치 눈앞에 바로 그려지는 듯 착각이 들게 하는 것은 장 퇼레이기에 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부조리와 부도덕한 인간들의 세상
장 퇼레식 팩션이 보여주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그 끝의 허망함
왕권신수설을 내세우고 태양왕으로 불리며 절대 권력을 누렸던 루이 14세의 부도덕과 권력 남용. 이에 반기를 들기는커녕 굴종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빴던 당시 귀족들. 깨지고 부서지더라도 이에 철저하게 대항했던 몽테스팡 후작. 부조리함 속에 분출되는 인간의 더럽고 추악한 욕망 등을 장 퇼레는 너무나 유명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생생하고 리얼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이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에 방대한 사료 수집을 통해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어 드라마티컬하게 재구성하며, 작가만의 해학과 블랙유머를 덧대어 또 하나의 새로운 몽테스팡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난 읽을거리의 차원을 뛰어넘는 문학적 가치를 지닌 팩션의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해 보인 것은 『몽테스팡 수난기』가 지닌 진정한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힘을 지닌 자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처절하고도 암담한 생을 희화화시킴으로써 읽는 내내 웃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인간의 씁쓸한 삶에 대해 장 퇼레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몽테스팡이 죽고 나자 수도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도 손가락질 받았을 뿐 아니라, 죽은 뒤 자식에게마저도 철저히 외면당한 채, 내장이 개에게 먹히는 수모를 겪게 되는 후작부인 비참한 최후를 그로테스크하게 묘사함으로써, 역사 속 인물들이 시사하는 바가 대부분 그러하듯 권력에 대한 욕망과 탐닉이 얼마나 허망하고 공허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줄거리>
소설 속 화자임과 동시에 주인공인 몽테스팡은 사랑하는 아내, 아테나이가 태양왕의 눈에 띄자 왕에 대한 순진한 충성심과 점차 몰락해가는 자신의 귀족 가문을 살려보려는 심산으로 아내를 루이 14세에의 시녀로 궁정에 들여보낸다. 하지만 몽테스팡의 의도와는 달리 왕과 아내의 사이가 날로 심각해진다. 그리고 친족 간의 혼인으로 유전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여섯 아이의 오쟁이 진 아버지로서의 경험 또한 피할 수 없게 된다. 태양왕의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내를 되찾고자 저항했던 몽테스팡 후작과, 후작의 아내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왕의 욕심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몽테스팡 후작부인 역시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권력에 대한 욕망을 점차 키워나가며 세상의 조롱과 비판을 받게 된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아내를 되찾으려 했던 몽테스팡은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 하며 결국 병들어 죽고 마는 딸과, 어릴 적부터 권력의 맛을 느낀 친아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아버지로 처절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종내는 아내를 다시 찾지 못하고 절대 권력자에게 아내를 빼앗긴 ‘오쟁이 진 남자’라는 오명만을 안은 채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성적 유희에 흥미를 잃은 루이 14세에게 버림받은 몽테스팡 후작부인 ‘창녀’라는 세상의 비아냥거림 속에 모두에게 외면당한 채 제대로 된 허망한 최후를 맞는다.
<해외 언론 리뷰>
몽테스팡 후작은 당대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기질의 사내였다. 절대군주제 하에 자기 아내가 왕의 총희로 들어앉았다고 해서 그토록 견디지 못하고 복수를 모색하는 귀족은 없었으니까. 태양왕에게 정면으로 도전한 이 이색적인 남자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려면 장 퇼레 같은 작가의 열정적이고 활달한 필력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대혁명보다 훨씬 이전에 과감한 반항의 기치를 내걸었던 이 후작의 초상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것 말고도, 작가 장 퇼레는 당시 궁정 생활의 온갖 추악한 면면을 엄밀한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되살렸다는 칭찬을 들을 만하다. 거기에는 물론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언어구사력과 노골적 표현을 마다하지 않는 작가정신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르 피가로」
장 퇼레의 11번째 소설은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을 생동감 넘치게 되살렸다는 호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료 속에서나 확인될 옛 풍속을 이렇게 손에 잡힐 듯 실감나게 되살린 데엔, 기상천외한 상황이나 소재들을 곧잘 현실감 넘치게 묘사해온 장 퇼레 특유의 재기 넘치면서 노골적 표현도 서슴지 않는 작가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 ―「르 파리지앵」
1668년 어느 날, 화려한 마차의 깃털 장식을 모두 떼어내고 사슴뿔을 장착한 채 생제르맹앙레의 궁전 안뜰에 나타난 몽테스팡 후작의 일화는 역사에도 기록되어 있는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그것을 역대 작가 어느 누구도 장 퇼레와 같은 열정과 해학으로 묘사해내지는 못했다. 이에 더해 노골적으로 상복을 입고, 검을 부러뜨리는 등의 행동은 당시로선 상상도 하기 힘든 반항이었는데, 이 소설에서 그 모든 역사적 사실이 놀라울 만큼 생동적으로 되살아 숨 쉬고 있다. 만화가에서 텔레비전 연출가로, 그후 줄곧 인기 작가로 활발한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55세의 장퇼레는 대상의 특징과 그 생명력을 능숙하게 포착해내는 능력과 기가 막힌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르 포엥」
이번에 장 퇼레가 소설로 형상화한 이야기는, 그 외설적이고 요란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왠지 역사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져온 한 오쟁이 진 사내의 황당무계한 러브 스토리다. 몽테스팡 후작은 동향인 삼총사의 달타냥보다는 덜 유명한 가스코뉴 사내이지만, 그가 타고 다녔다는 뿔 달린 마차의 유명세만큼은 가히 압도적이다. 해학적이면서 황당한 매력으로 폭발할 것 같은 이 소설이 마지막에 가서는 코끝 찡한 감동까지 탑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마린느」
장 퇼레Jean Teulé
프랑스가 자랑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작가.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는 등 다양한 면모를 갖춘 장 퇼레는 텔레비전 방송 분야에 종사하기 이전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글쓰기이다. 출간 이후 영화로 각색이 된 『랭보를 위한 무지개Rainbow pour Rimbaud』(1991)를 시작으로 『오랜 고통Longues Peines』(2001), 『중력의 법칙Les lois de la gravité』(2003), 『오 베를렌O Verlaine』(2004), 『자살가게Le Magasin des suicides』(2007) 등 이미 10여 편의 소설을 발표하였다. 그 가운데 『나, 프랑수아 비용Je, François Villon』(2006)은 ‘전기(傳記)소설 상(Prix du récit biographique)’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달링Darling』(1998)은 영화화되어(크리스틴 카리에르 연출) 2007년 가을에 개봉되었다. 이후로도 그는 꾸준히 문학작품 활동에 전념해오면서 2008년 『몽테스팡Le Montespan』이라는 기발한 역사소설을 펴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옮긴이 : 성귀수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문학정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아폴리네르의 『이교도 회사』와 『일만일천번의 채찍질』,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 샤를 루이 바라의 『조선기행』, 존 그레고리 버크의 『신성한 똥』, 샨사의 『천안문의 여자』, 넬리 아르캉의 『창녀』, 크리스티안 데로슈 노블쿠르의 『하트셉수트』, 크리스티앙 자크의 『빛의 돌』(4권)과 『모차르트』(4권),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20권), 장 폴 브리겔리의 『사드-불멸의 에로티스트』, 크리스틴 스팍스의 『엘리펀트맨』, '스피노자의 정신'의 『세 명의 사기꾼』, 베르나르 뒤 부슈롱의 『짧은 뱀』, 로랑 캥트로의 『극대이윤』, 장 퇼레의 『자살가게』,『중력의 법칙』, 『달링』, 질 파리의 『꾸르제뜨 이야기』, '보이지 않는 위원회'의 『반란의 조짐』, 조르주 심농의 『수상한 라트비아인』등 다수가 있다.
◆ 응모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 서평단 모집간 : 7월 11일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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