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내 이름 알아요?"
"조카 이름도 모르는 삼촌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이 팬티가 누군건지 알고 너 이런 짓을 했어?"
"기집애, 넌 싸가지만 없는 줄 알았더니 의리도 없냐?"
"저게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남자를 집으로 끌어들여?"
고형화 가족에 나오는 대사다.
평균나이 49세 유쾌 발칙한 가족이야기다,
연극은 시작 인사 없이 곧바로 "레디 액션!!" 이다.
소극장에 들어서면 기타 연주가 분위기를 돋아준다.
기타 연주자는 시작부터 끝가지 무대 음악을 담당한다.
삼류영화 감독 오인모의 촬영장소는 곧바로 그들의 삶으로 이어진다.
'그해 최악(?)의 영화'에 선정되기까지 하면서 10년 넘게 '충무로 한량' 으로 지내오던 오십줄의 늙다리 영화감독
오인모' 에게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다 없다. 아내는 바람나서 나갔고 들어갈 찾아갈 가족도 없는 그..다.
알량한 월세보증금은 밀린 방세로 다 까이고, 세간마저 하나둘 팔다보니 남은 거라고는 늙고 초라해진 몸뚱이뿐.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희생불능의 상황에 처한 오인모에게
"닭죽 쑤어놨는데 먹으러 올래" 라고 무심한 듯 물어오며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엄마,
죽을 만큼 싫지만 궁지에 몰린 오인모는 다시 엄마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하는데 ...
평균나이 49세 유쾌 발칙한 가족이야기의 시작이다,
연극은 시작인사 없이 평균 연령 49세의 가족들이 개성을 달리하며 등장한다.
하나 내세울 것도 없지만 가장 막장 가족인 구성원들...
밥상머리에 앉으면 서로 더 먹겠다고 싸우는 형제들(영화의 장면과 동일한 대사를 해 웃음 바다를 만들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노모는 매일 고기를 들고와 밥 먹자고 한다.
백수건달이고 다양한 전과를 가지고 있는, 전과 5-6범이라지만 마음은 순수한 큰 아들
유일하게 대졸자인 실패한 영화감독 둘째 아들.
바람나서 쫒겨온 딸과 그녀의 중학생(?) 딸까지....
가족들은 참 닮았다.
막말도 행동도 막가파지만
공연 마지막 부분에 이들의 가족애를 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 조금은 지루한 리허설이어져 조금 딴 짓도 했지만
연극을 보며 삶은 참 소중하다는 결론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보았던, 들었던, 그리고 내 이야기일수도 있던 고령화 가족.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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