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삼매경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by 칠면초 2016. 8. 20.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무엇인가를 주고, 베풀고, 내놓는다는 건
반드시 내게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사랑이라 여겨진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줄 알았습니다' 의 이우걸시인이 느끼는 사랑은 감정이 녹아드는 '소금'이었음을 첫장 읽으며 바로 알아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잠시 와서 가슴을 덮던
환각제 같은 그리움
돌아와 손발을 씻고
새벽별 바라봅니다
「눈」


하지만 곧이어 시인은 사랑은 소금보다 더 쉽게 녹는  모든것을 다 덮을 수 있는 녹아내리는 '눈'이었음을 고백한다.  시를 읽다보면 '환각제 같은 그리움' 이나 '덩이진 그리움', '그리움의 미립자'들 '끊임없이 내리는 실직 같은 비' 등 다양한 그림움을 살갖에 직접 다가오는 비유로 오글거리는 표현도 서슴없다.


시인은 77편의 인생이 녹아있는 시를 쓰며 오래 곁에 두었던 작품을 엮어 연서를 만드는 심정으로 표현했다며 절절한 그리움들을 그려낸다.


흐린 불빛 아래 편지를 쓰고 있다
네게로 건너가는 변함없는 이 온기
(생략)
그 시간 어둠 속에서
하나 둘
별이 돋듯이
「편지1」


단 하루, 아니 단 몇 시간도 기다리지 않고 쉽게 절망하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권태를 느끼는 빠른 삶.
그러므로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들은 더욱 외롭고 절망적이다.

현실의 삶이 불안하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시인의 시를 읽고나면 기다림은 내일에 대한 꿈이고 희망인 것을 알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