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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디카시집-화양연화

by 칠면초 2016. 9. 16.

아직도 한낮은 더위로 힘들지만, 아침 저녁에는 제법 선선하여 가을임을 알게 한다.
소슬하게 불어오는 바람에서도 가을 눈빛이 느껴지고, 가을꽃에서도 가을 눈빛이 느껴진다.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 샐비어, 국화, 백일홍, 칸나 등에서도 진하게 느껴지는 가을 눈빛,

참 형형하다.

 

-가을

가을이 익고 있다
눈길이 가을을 핥자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p88)

 

탐스런 단감 사진과 세 줄의 시는 가을을 가득 담고 있다.


임창연의 '화양연화'라는 제목의 디카시집은 가을을 봄을 여름을 온전히 만끽 할 수 있게 한다. 책의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디카시집 '화양연화'는 표지부터 아름다운 추억을 그리워할 공간을 제공한다.


디카시는 순간적인 사물을 포착하여 5행 이내의 문장으로 만들어지는 시의 한 장르이다.
일반적인 시가 문장으로만 만들어지는 작품이라면 디카시는 여기에다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으로 찍은 영상과 함께 만들어지는 시이다.


-삶

사는 것과 죽는 건
시간의 자리를 바꾸는 일

평행의 시간을 함께 가다
낮은 길로 내려가는 것이다 (p84)

 

시인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산등성의 선과 하늘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경계를 그어주고 있다.
‘인생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많이 들어온 말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든다.


'화양연화'를 읽고나면 우리가 맞이하는 순간순간을 선물이듯 고맙게 받아들이고, 최선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야 함을 알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