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우연히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배달하던 중 종수는 오픈집 앞에서 춤을 추는 해미를 우연히 만나고 해미에게서 아프리카 여행을 가는 동안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보일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 종수는 벤에 대해 처음부터 의구심을 갖는데...
어느날 벤은 해미와 함께 종수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해 고백, 자신이 재미 삼아 모르는 사람의 하우스를 태우고 다닌다는 것. 벤이 불필요한 것을 태우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날부터 종수는 인근의 하우스를 조사하고 혹시 벤이 불을 지르지 않을까 감시를 시작. 하지만 방화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해미가 홀연히 사라지며 종수의 해미에 대한 사랑은 점점 표출되기 시작.
‘버닝’은 1982년에 출간한 무라카미의 단편소설로 매우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에서 '헛간'(영화에서는 하우스)은 사람으로 바꿔서 생각을 하면 좀 더 자연스러운 내용이 된다.
소설에서 독자들은 해미의 실종으로 인한 벤의 행동에 대해 연쇄살인으로 해석을 하는 이들도 있고, 또한 그냥 방화범으로 해석을 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들의 만남과 미스터리한 관계는 평범치 않다, 특히 영화 라스트신에서 스크린으로 2년 만에 돌아온 유아인의 전라 연기는 눈물을 핑돌게 한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장면...
P.S 해미가 영화속에서 독백처럼 중얼거린 대사 한 줄...."주황색이다가 피같은 붉은색..그리고 보라색에서 남색으로 가면 어두워지는데 여기가 세상끝인가보다. 그렇게 노을처럼 사라지고 싶다.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다...." 마음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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