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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은시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by 칠면초 2018. 11. 27.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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