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도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 잎을 흔들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그 생각은 서로에게 향해 있다
나무는
저 혼자 서 있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나무에 앉을 때
그 빛과
그 어둠으로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읽고싶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 속에서 - 나희덕 (0) | 2019.01.18 |
---|---|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0) | 2018.11.27 |
9월 - 이외수 - (0) | 2018.09.10 |
혜화역 4번 출구 (0) | 2018.09.07 |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오규원 (0) | 2018.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