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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즐기기

극 현실적인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by 칠면초 2022. 2. 11.

스무 살 시절, 연상의 상사인 '헬레나'를 유혹해 자살로 몰고 가는 젊고 매력적인 캐릭터 '시그리드' 연기로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마리아 앤더스(줄리엣 비노쉬).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연극의 리메이크 버전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되지만, 그녀에게 맡겨진 역할은 주인공이 아닌 나이든 상사 헬레나.


리허설을 위해 매니저 발렌틴(크리스틴 스튜어트)과 함께 알프스의 외딴 지역인 '실스마리아'를 찾은 마리아는,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시그리드'로만 남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잔인하고 이기적인 ‘시그리드’보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헬레나’의 매력을 어필하는 발렌틴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급기야 새롭게 ‘시그리드’ 역을 맡게 된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 조앤(클로이 모레츠)의 젊음을 동반한 아름다움마저 질투하기 시작한 마리아는, 그녀에게서 불안하고 이기적이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지는데…..

 

우리와 과거, 우리 자신의 과거, 우리를 형성하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이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너무도 사실적인 현실을 이야기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히려 여배우로서 빛을 더하고 있는 배우 김희애의 편안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해진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라아>의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화면 속 줄리엣 비노쉬와 김희애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그리고 만약 한국에서 이 영화가 리메이크된다면, ‘마리아 엔더스’ 역할은 김희애가 적역일 것이라는 상상마저 하게 만든다.

 

반전을 기더렸지만 영화는 시종 잔잔하며 엔딩에서 주는 메시지는 "줄리엣비노쉬가 결국엔 자신의 늙음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성장영화"라는 답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