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꽃이 만발했다.
하얀꽃들이 어슴프레한 모습으로 군데군데 산과 들을 장식한다.
집 가까이 있는 청룡저수지 부근을 가면 경작하지 않아 해묵은 밭이 잇다.
그곳엔 사을 어디서나 쉽게 눈에 뜨이는 개망초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음을 보게된다.
예쁘지 않은 이름으로 마구 자라며 생명력을 간직 한 꽃.
개망초들은 흙만 있으면 자란다.
키에 비해 꽃은 작은 편으로 노란 꽃술을 가운데 두고,
하얗고 가는 꽃잎이 둥글게 피어있다.
아주 귀하다거나 예쁘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향기나는 꽃인데, 밭 사이 나면 주인은 여지없이 뽑아 버린다.
뽑혀지는 개망초들을 보면
맘이 편칠 않다.
'꺾어다 꽃병에 꽂아둘까?'
이런 생각으로 하번 가져가보니 잎들이 금방 후루룩 떨어져 주체하기 어려워진다.
청룡저수지부근을 걷다보니 그야말로
개망초들의 천국이다!
그래서 난 가장 좋아하는 저수지로 청룡저수지를 꼽곤했다.
그런데, 어느날 가본 저수지 부근은 너무도 황량했다.
낚시꾼들을 위한 의자가 개망초꽃보다 더 즐비했다.
바람이 불면, 은은한 향기를 내고
흰 꽃들이 흔들리며 더욱 어슴프레해져 흰 안개처럼 보이기까지 하던 개망초.....
예전 이곳에선
몇 분 동안 개망초들의 안개춤을 감상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 개망초꽃은 야생화 축에도 들지 못하나 보다.
야생초와 야생화를 다룬 책 속에서 만나본 적이 없다.(내가 못 찾은 탓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흔하디흔한 꽃이기에 그럴까. 아마도 이유는 끈질긴 생명력 때문일거다.
요즘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대표되는 풀들이 제 세상을 만난 계절이다.
인간의 편의에 의해 뽑혀지고 베어내지지만
그래도 결코 이 세상을 떠나지 않을 풀들, 꽃들.....
낮 동안 뜨거웠던 햇빛을 가리고 저수지를 돌아 나왔다.
'개망초 밭을 다시 찾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