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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벤트

북이벤트-착한 밥상 이야기 (동녘라이프)

by 칠면초 2009. 3. 17.

 

http://cafe.daum.net/liveinbook/Rst/2153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착한 밥상 이야기

 

마음을 다한 음식은 사람을 녹인다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적당히 알고 지내는 사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 필요한 때만 만나는 사람,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 문을 열고 다가가서 친해지고 싶은데 체면을 차리느라 그렇게 하지 못할 적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외할머니가 전수해 준 마음을 여는 비법을 사용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는 것이다. 그 음식은 어떤 사람에게는 조청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메밀묵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팥죽이다. 따스한 온기와 빛이 사람의 마음을 녹이듯이 정성이 들어간 음식도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 요즘 나는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음식을 이것저것 만들어 본다.

(본문 중에서)




시골사람으로, 밥집 아줌마로 신나게 살기


윤혜신은 시골 밥집 아줌마다. 그의 밥집은 충남 당진의 시골마을, 앞으로는 논이 펼쳐지고 뒤로는 야트막한 동산을 등진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곳이 밥집(식당)이라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곳 이름은 ‘미당’이다.

그러나 속내를 아는 사람들은 미당으로 이어지는 조그만 농로 입구에서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지금쯤 앞마당엔 무슨 꽃이 피었을까? 뒷동산 둔덕 보리밭의 보리는 여물었을까? 마당을 감싸고도는 공기의 달큰한 냄새가 벌써부터 풍겨오는 듯하다.


무엇보다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요리다. 미당의 주방장 윤혜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요리를 대하는 일은 어릴 적 선물보따리를 푸는 것만큼이나 행복하다. 그의 요리가 아주 화려하고 세상에서 보지 못하는 맛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요리는 물 건너온 재료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양념을 듬뿍 하는 것도 아닌 차라리 심심한 축에 속한다. 그 철에 우리 땅에서, 바다에서, 산에서 나는 재료들을 ‘매양 하던대로’ 무치고, 찌고, 삶고, 굽고, 조리고 삭혀 차려내는 그의 밥상에선 무심하기까지 했던 어머니의 냄새가 난다. 그런데도 우리 앞에 차려진 그의 요리는 세상 무엇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배부르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야기이다.

40이 되도록 도시에서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시골로 내려가 밥집을 하며 살고 있는 그이 부부의 이야기도 그 한토막이고, 그의 허리춤 어디에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댁 추억 이야기도 그 한토막이다. 소소하게는 주변 사람들과의 자잘한 일상에서부터 크게는 먹을거리로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까지, 윤혜신의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착한 밥상 이야기》는 그 이야기의 첫 자락이다.



몸 살리고 마음 살리는 요리


윤혜신은 요리사이다. 궁중요리를 기본으로 사찰요리, 자연식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특기이다. 궁중요리는 시댁의 가전으로 엄하게 배웠고, 사찰요리 · 자연식요리는 어릴 적 시골 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는 그가 찾아낸 ‘자연스러운 요리’이다.

그는 밥 짓는 일(요리)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안다. 이야말로 ‘몸을 살리고 마음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밥을 짓고 살림하는 것은 저와 이웃을 살리는 아름다운 노동이자 생명을 살리는 재미난 놀이입니다. 저는 그것을 밥집을 하며 깨달았습니다. 밥 짓는 일은 너와 나의 생명을 살리는 경건한 노동이라는 것을, 밥을 짓는 곳마다 웃음꽃이 피어나고 사랑이 쏟아지고 용서와 화해가 샘솟는다는 것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밥집을 하므로 생업이 되기도 하는 요리는 저자에게 삶이요, 놀이이다. 그래서 밥을 지어 다른 사람에게 먹이는 것은 그의 온 마음을 다한 놀이이며 삶인 것이다. 아마도 시골 밥집이기에 가능한 행복을 그는 최대한으로 누린다.

그는 요리를 하며 삶의 지혜를 배우고, 요리를 하며 사람을, 삶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요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몸으로 느끼면서 밥집을 하고 친구들과 지내는 일은 무척 고맙고 즐겁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렇게 시골사람으로 밥집 아줌마로 신나게 지내고 싶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 추천의 글


‘착한 밥상’이 아름다운 힘을 얻게 되기를


윤혜신은 원래 좋은 스승이었습니다. 윤 선생이 일산에서 작은 요리교실을 운영하던 시절에 제자가 되어 ‘생명을 살리는, 자연스런 밥상’에 대해 배웠습니다. 전통의 맛에 충실하면서도, 단순한 변화를 가미한 현대의 조리법을 제안하는 그의 강의는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그때 배운 현미주먹밥, 우엉잡채, 콩비지찌개, 나물전 등은 제가 즐기고 자랑하는 음식이 되어 제 주변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습니다.

진실한 정신의 힘, 그리고 정갈하고도 푸짐한 밥상을 순식간에 차려내는 그의 솜씨가 당진의 ‘미당’에서 차츰 구현되는 모습을 지난 수년간 지켜보면서 저는 윤혜신이라는 사람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윤혜신은 귀한 씨앗들을 몸에 지닌 사람입니다. 그처럼 탁월한 살림 솜씨에다 고운 마음씨, 감칠맛 나는 말솜씨와 글솜씨까지 겸비한 사람이 세상에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그를 만나면 맛깔스런 음식에 정감 어린 수다를 버무려 나누면서, 그가 늘 새롭게 벌이는 일들의 진취적 전망에 대해서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착한 밥상 이야기>는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하는 윤혜신의 진면목을 꽃피우는 하나의 계기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윤혜신의 <착한 밥상 이야기>가 아름다운 힘을 얻게 되기를 빕니다. ‘그 사람을 보려거든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라’고 하듯이, 착한 밥상은 착한 사람과 세상을 만드는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어렵다는 이 허기진 봄날에, 건실한 희망의 씨앗이 움트고 꽃피는 순간을 맞이하여 그저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김진주 (약사, (前)나눔문화 기획위원)



그녀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윤혜신 선생은 수많은 장점을 가졌습니다. 그녀는 조미료 없이 맛깔스럽게 요리할 줄 압니다. 맛깔스럽게 말하고, 또 온 몸을 던져 맛깔스럽게 노래합니다. 그녀는 사람들을 초대하여 먹이기를 좋아합니다. 높이의 판을 벌여 잠자던 신명을 일깨워 줍니다. 배꼽잡고 웃게 만듭니다. 사람 간의 벽을 허물게 하는 마법을 쓸 줄 압니다. 더구나 그녀는 이런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도 자랑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녀는 다른 이들의 장점을 잘 보는 눈을 가졌기에 자신의 장점이 더 돋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알게 되어 무척이나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미당’의 주방을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주방장이라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지시하거나 잔소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새우튀김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참 묵직하고 진지해 보였습니다. 왠지 결연해 보였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적군을 앞에 둔 이순신 장군이 했던 ‘태산같이 침착하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밥 짓는 일에 무엇보다도 진지하게 몰두하는 그녀, 밥상에서 세상을 보는 그녀, 그녀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 곽현정 (홍성에 사는 유기농 농사꾼, 장구치는 것이 특기이자 취미)



순박하고 멋있는 요리를 만드는 주방장


살면서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들딸 건강하게 낳은 것이고, 그 다음은 아이들을 잘 키워서 결혼시킨 것이고, 마지막은 ‘미당’에 와서 일한 것입니다.

윤혜신 주방장은 요리하는 시간에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너무나 행복해 합니다. 그래서 곁에 있는 우리도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주방장은 토종이 사라지는 요즘, 토종을 살려 요리합니다. 미당에 오는 손님들이 조미료 안 쓰면서 어떻게 이런 맛을 내냐고 물어볼 때면, 요리는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전달하는 것이어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윤혜신 주방장은 참 순박한 사람입니다. 4~5월에 풀밭을 매면서 이 풀은 어떤 음식을 하면 맛있을까 생각하고는 손뼉을 치며 좋아합니다. 이런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어떤 손님은 당진에 이런 식당을 내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요리를 아무리 맛있게 했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순수하지 않으면 맛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주방장의 눈과 손, 마음은 아주 예리한 것 같습니다. 뚝딱뚝딱 그냥 한 것 같은데 그녀가 만들면 맛이 기가 막힙니다. 주방장의 요리에는 이것저것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맛이 납니다.

언제나 바람과 비와 햇볕으로 만들어진 재료와 주방장의 손맛이 어우러진, 순박하고 멋있는 요리를 만드는 미당의 주방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김재영 (당진 석우리 주민, ‘미당’의 주방 실장)



젓가락이 향하는 충만한 기대감과 설렘


3년 전, 남편의 손에 이끌려 화랑처럼 정갈하고 기품이 흐르는 밥집 ‘미당’에 처음 발길을 하게 되어 어느덧 단골 대표가 되었습니다.

윤혜신 님이 내오신 밥상을 받을 때마다 잊고 있었던 온 몸의 오감이 일제히 깨어나곤 합니다. 계절마다 들고 나는 나물들의 고운 때깔, 때에 맞춰 담근 장이 풍겨내는 달큰한 향기, 천연재료로 빚은 소스의 신선한 맛, 아삭아삭 씹히는 경쾌하고 기분 좋은 소리들. 젓가락을 들어 접시를 향할 때 음식에 거는 충만한 기대감과 설렘을 아는 이 혹 계실지. 음식이 내 입을 지나 목구멍을 관통할 때 흐르는 충분한 만족감과 흡족함을 맛본 이 혹 계실지.

밥을 지어 파는 본인에게 득 될 게 별로 없는,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요리비법을 사심 없이 말해주는 그녀가 아예 책을 썼습니다.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는 그녀의 믿음이 요리 속에,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부엌 한 켠에 놓아두고 수시로 펼쳐 보면서 세상을 구원할 아름다움을 제 요리에도 담아 보려 부지런을 떨고 싶습니다.

책 속에 모두 담겨 있겠지만, 그녀가 차리는 밥상은 맛있는 밥 한 끼 그 이상입니다. 그녀의 요리에는 그녀의 상큼 발랄한 웃음, 재기 넘치는 유머, 삶을 대하는 진지함,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움, 모든 이를 품어내는 포용력, 다른 이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 최은영 (당진 매곡리 주민, 어린이 책읽기 시민연대 당진지부 지회장)



■ 저자 소개


 

지은이_ 윤혜신

어릴 적 꿈은 시인이자 화가였다. 더 커서는 독립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었다. 빠른 도시의 속도보다 텃밭에서 나물 캐고, 꽃밭을 가꾸는 시골의 속도가 좋아 당진으로 내려왔다. 그 꿈을 이곳에서 다 이뤘다. <작은책>에 글을 연재하고, 틈틈이 시를 써 단골손님과 식당 직원들에게 읽어준다. 매일매일 식당을 도화지 삼아 아름다운 삶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밥을 짓고 살림하는 것이 나와 이웃을 살리는 아름다운 노동이자 생명을 살리는 재미난 놀이라고 여기며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독립된 여성이 되었다.

궁중요리 전문가이면서도 건강요리 전문가로 불린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맛깔스러우면서도 건강한 요리를 만든다. 친정에서 옛날식 우리 고유의 음식을, 시집에서 시할머니가 궁중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궁중요리를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골 밥집 아줌마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근방에서 나는 재료로 정갈한 음식을 깔끔하게 차려내는 솜씨 좋은 아줌마,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마음 좋은 아줌마, 배꼽잡고 웃게 만드는 재주 있는 아줌마로 살려 한다.

얼마전 보리 출판사에서 펴낸 《살림살이》라는 책에 글을 썼다.



■ 목차

 



밥상을 차리며·004

축하의 글·006


소박하지만 건강한 삶

몸이 살아나는 밥상 이야기·013

그 밥에 그 나물·015 | 딸기 맛 딸기·019 | 나는 야한 음식이 좋다·024

잡곡예찬·029 | 나는 편식한다·035 | 골빈당·040 | 꼬순맛·044

맛 안 낸 맛·051 | 마음으로 먹는 밥·055 | 생명을 살리는 여덟 가지 밥상·060


독특하고 맛깔스런 요리

윤혜신이 권하는 소박한 음식 이야기·065

외할머니의 과자·067 | 애자네·071 | 알토란·076 | 슬플 때 먹는 비빔밥·080

까고, 씻고, 썰고, 졸이고, 삭히고·083 | 그리움의 맛, 송화·089 | 취나물에 취했어·092

바다가 주는 그리움·096 | 밥의 꿈·101 | 국물 맛이 끝내줘요·105 | 장구 소리와 밥 짓는

소리·111 | 누룽밥·117 | 귀 빠진 날·121 | 자반고등어·126 | 내 요리 비법·131


사람과 자연 그리고 시가 있는 그곳

시골 식당 미당 이야기·137

여기에 사는 즐거움·139 | 밥집 사장의 조건·145 | 가족같이 모신다고?·150

소문났네·156 | 작은 손 큰 밥상·161 | 가지 말라고 가지밥·167

시 쓰는 주방장·171 | 내게 특별한 손님들·181 | 손의 뇌·185

시골식당 이야기·189 | 복날·196 | 꽃들을 바라보다·199 | 지금 주방에선·204


밥상으로 되살아나는 옛 추억

그리운 사람들 이야기·211

할아버지의 조선간장·213 | 할머니의 맛·217 | 매일 기도하는 아버지·222

내 밥 잘 먹는 친구, 태순이·229 | 그들만의 결혼식·235 | 어머니의 칠순잔치·241

뺑끼칠 미원칠·245 | 콩나물 시루에서 살찐다·249 | 잊을 수 없는 소박한 초대·254

나물 캐는 아내, 오토바이 타는 남편·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