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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나도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서평을 쓸 수도 없을 정도의 공황... 그런 가운데 책꽂이에 있던 ‘엄마’는 나를 편하게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엄마. 요즘은 어디서나 엄마신드롬이다. 나쁘지 않다. 아니 잊었던 기억을 되짚으며 마음이 평온하다. 지난해 11월 갑자기 불어 닥친 미국발 경제위기에 롤러코스터처럼 질주하던 경제가 급격히 추락하자, 어리둥절하고 불안에 떤 우리는 급기야 엄마를 간절히 찾는다. 어쩌면 자본주의가 약속한 부와 안락한 삶 등의 달콤한 열매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엄마를 떠올렸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엄마는 가슴시린 단어기도 하다.
틱낫한 스님이 들려주는 ‘엄마’라는 무궁무진한 보물 이야기는 그동안 정신적 혼란에서 탈출구를 보여주었다. ‘엄마’의 첫 장에서 틱낫한 스님은 우리에게 묻는다.
“혹시, 엄마 뱃속에서 머물던 그때를 기억하느냐?”고.... 이어 누구나 엄마 뱃속에서 한번쯤 지었을 미소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완벽하게 평안한 미소였다고 말한다. 아무 걱정 없었던 자궁(子宮)은 말 그대로 자식들의 궁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완벽한 극락 같은 곳이 어딘가에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며 그곳으로 되돌아가기를 열망한다. 자꾸만 미소를 잃는 우리에게 간곡히 권한다.
얼굴엔 수많은 힘살이 있습니다. 화를 내거나 두려워하면 힘살이 긴장을 합니다. 하지만 숨을 들이쉬며 얼굴의 힘살을 생각하고 숨을 내쉬며 그 힘살에 미소지어보세요. 그러면 얼굴의 힘살은 긴장을 풀고 얼굴이 바뀌게 됩니다. 한 번 짓는 미소가 기적을 불러옵니다(34P)
이 책 [엄마]에서 틱낫한 스님은 서서히 우리가 어떻게 그 궁궐을 되찾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엄마와 우리가 하나인 이유, 영원히 변치 않은 엄마의 사랑 속에서 살 수 있는 법, 엄마에 대한 화와 실망을 사랑으로 바꾸는 법,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네 가지 방법 등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더 이상 완벽한 극락인 엄마의 자궁 속으로 돌아가려고 열망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진정한 집에 다다른 것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스님의 엄마에 대한 경험담은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엄마를 떠나 승려가 된 것을 후회하진 않지만 그런 선택을 한 것에 아직까지도 마음 한 구석이 아프다’는 스님은 우리가 엄마라는 무궁무진한 보배에서 충분히 이득을 얻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조용히 얘기한다.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상실하였을 때 화가 나거나 불행할 때 당신은 무릎을 꿇고 마음을 모아 손으로 흙을 만질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물건이나 가장 친한 친구를 만지듯 그리 땅을 어루만져보세요(86P)
엄마를 사랑하는 것은 우주 전체를 사랑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엄마의 탯줄이 비단 나와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 우주의 삼라만상 모두와 관계를 맺으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뿐만 아니라 식물과 광물과 공기와 물과 땅에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맞다. 그러기에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일부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허그, 포옹하기 명상, 포옹은 심오한 수행이다. 팔을 벌리고 다른 이를 껴안을 때 "당신이 내 팔 안에 아직 살아있음을 압니다" 숨을 내쉬면서 "난 참 행복합니다" 라고 말하며 마음 챙기기 숨쉬기를 한다. (102P) 오늘 누군가를 껴안고 이런 말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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