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다스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쁨과 행복의 감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감정들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 첫 번째로 할 일은 내려놓기이다. 기쁨은 내가 잡고 있는 일을 내려놓는 일. 그러므로 하나씩 내려놓자(64p)
세상살이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다. 인연을 맺고 부대끼며 살다보면 허물이 있게 마련이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있는가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후회하거나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지은 죄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거나 용서받지 못하면 삶의 멍에가 되어 불행해진다. 용서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사랑 보다 분노가 앞서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응어리진 증오심을 풀고 용서를 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음을 비우고 분노를 삭여야 용서가 가능하다.
이럴 때 마음을 다스리는 책 한권을 만났다. ‘화해(내안의 아이 치유하기)’는 불교 용어를 일상 언어로 전달하는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이다.
불교는 하나지만 그 시대 그 지역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내 안에 있는 상처인 또 하나의 나(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들려준다. 그리하여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8가지 지혜와 7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8가지 지혜는 ‘깨어 있음’, ‘우리는 우리의 부모이자, 우리의 아들딸이다.’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가.’ ‘숨쉬기, 걷기, 내려놓기.’ ‘행복과 고통은 함께 다닌다.’ ‘내 안의 아이를 치유하다.’ ‘화해.’ ‘행복을 창조해 나누는 법’이다. 2부로 나뉜 내 안의 아이를 치유하는 7가지 방법은 ‘물건 치우기 명상법’‘ 16가지 호흡 수행법’‘ 내 안의 아이에게서 온 편지’‘양 팔, 양 무릎, 머리로 대지와 만나기’‘평화의 편지 쓰기’‘새 출발’‘감정을 밖으로 쏟아 내기’이다.
책은 지혜와 방법에서 마주하라고 일러준다. 뒤로 미루고 돌아설 때 즉, 등을 보일 때 상처는 더욱 아파진다. ‘우리는 고통과 만날 때쯤 되면 고통을 피해 매번 도망을 친다. 오랫동안 그래왔다. 그래서 아직까지 고통을 만나 그것의 존재를 인식하고 정체를 규명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고통이 다가올 때 우리는 달아나지 않는다. 우리는 멈추어 서서 고통을 환영한다. 또렷하게 깨어있음을 유지하면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그 정체도 곧 알게 된다.(155p)
쉽지만은 않은 주문이다. 하지만 나도 그 시험에 동참하고 싶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 아직도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은 고통을 치유하자. 주어진 삶 자체가 선물이라고 받아들이고 희망을 가져보자. 그런데 그 용기와 희망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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