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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서평]이겨야 아름답다

by 칠면초 2011. 11. 28.

 

“에이, 시시해!”

“그런대로 괜찮은데”

“너무 진부하잖니? 끝부분이 말이야.”

“그게 당연하잖아?”

“뭐가 당연해. 악한은 쓰러지고 보안관이 이긴다. 이런 이야기는 흔해 빠진 거란 말야. 악한이 꼭 죽으란 법이 어디 있니?”

“그럼 악한이 이긴다는 법은 어디 있니?”

“만들면 있지 뭐.”

영화 구경을 하고 나오는 길에 두 남녀가 나눈 말이었다. 악한이 꼭 죽어야 한다는 것이 못마땅하고, 악한이 이겨야 한다는 법을 만들고 싶다는 그 사고방식을 아무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그 대담성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듯 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접한다. 그 피해는 본인 뿐 아니라 주변 전체인 사회와 나라 전체에 파장된다. 교육의 내용과 실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착해야 한다, 질서를 지켜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육 내용과는 달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만 하면 된다는 다른 가치 기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앞에 맛있는 밥상이 있고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그런데 수저가 무척 길어서 음식을 떠 내 입으로 넣을 수가 없다. 작은 이익에 매몰된 사람은 긴 수저로 어떻게든 밥을 내 입으로 낳으려 한다.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면 큰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 밥을 앞사람 입에 넣어준다. 앞 사람도 밥을 퍼서 나에게 넣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큰 이기심이다. 둘은 무척 배부르게 밥을 먹는다 (34p)

 

최철권의 ‘이겨야 아름답다’는 이기적인 사람이 성공하고 성공한 사람만이 갈채를 받는다는 자칫 오해소지가 있는 내용이 부제로 쓰여 있다. 과연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하지만 몇 장을 읽다보면 금세 저자의 취지가 읽혀진다. 내 이기심을 채우기 위함이 아닌 상대의 이기심을 채워주기 위한 나눔을 강조하고 있다. 말하자면 큰 이기심을 말한다. 그리고 2장에 큰 이기심의 실천과 3장은 큰 이기심의 생각을 설명한다.

 

지하철에선 자리를 양보하고 사람들에게 겸손해야한다. 사장은 이익이 나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줘야하고 근로자는 애 일처럼 회사 일을 생각해야한다. 그래야 상대의 이기심이 만족된다. “참 이기적이시네요”라는 말보다 “참 좋은 분이시네요”라는 말을 들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19p)

 

저자는 성공한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차갑지만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능력’인 ‘큰 이기심’을 발견하고, 취업난에 힘겨워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이기적인 세상에서 이타심을 성공과 행복에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경쟁 역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약육강식의 야수성은 버려야 한다. 결코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탕으로 내 자신의 행복을 꾸리려는 것은 결국 공멸의 씨앗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하다가 큰 것을 모두 다 잃는다는 뜻이다. ‘벌레 때문에 집을 태운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현실에서 종종 그런 상황을 볼 수 있다. 작은 이기심을 버리고 큰 이기심을 가질 때 너와나 우리 모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책은 담고 있다.

 

1등보다 더 중요한 일은 낙오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낙오는 곧 희생양이 됨을 뜻한다. 1등을 못해도 살 수 있지만 희생양이 되면 모든 게 끝이다. 사자의 추격에 얼룩말 무리가 죽을힘을 다해 도망가는 것은 1등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낙오로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쫓고 쫓기는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사자인 동시에 얼룩말이다. 고로 큰 이기심으로 상대와 윈윈(win-win)하는 경쟁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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