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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창연) 10

by 칠면초 2016. 7. 25.









<이우걸 시인 소개>


이우걸

1946년 경남 창녕 출생. 1973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저녁 이미지』,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 『주민등록증』, 『아직도 거기 있다』 등 15권이 있다.

수상으로 경상남도문화상, 중앙시조대상, 가람시조문학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이영도(정운)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월하지역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백수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만해사상실천 선양회가 펴낸 한국대표명시선 100권에 시선집 『어쩌면 이것들은』이 있다.


<시인의 말>

비가 내리고 있다. 우포에 짐을 옮기고 난 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일이 찾아오리라 생각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아프고 약간은 우울하기도 하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내리는 빗방울들을 세고 있다. 아주 옛날에도 결정적인 순간엔 늘 비가 왔다. 나는 비를 무척 좋아했고 그래서 비는 내게 운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곁에 둔 작품들을 다시 엮는 이 시도는 오래된 연서를 다시 꺼내 보이는 것 같이 계면쩍지만 한편으론 잊었던 나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즐겁기도 하다. 나는 이런 음색으로 그대에게 편지를 띄워왔구나 하는 자각이 황혼의 길섶을 적신다.

구상나무, 노각나무, 풍나무 잎들이 빗방울을 달고 나를 본다. 아직 사랑으로 열고 가야할 길이 있으므로 저 초록의 말씀을 내 것으로 하여 가지려 한다.

2016년 7월 우포에서 이우걸


<시집 해설>

사랑은 스스로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임창연 (시인, 문학평론가)

[사랑은 눈처럼 소금처럼]

처음에 사랑은 소금처럼 하얗고 영원한 결정체라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소금처럼 단단하게 오래 존재하리라 생각했지만 눈물에 소금은 여지없이 녹고 맙니다. 하지만 시인이 만났던 사랑은 소금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잠시 가슴을 덮었던 환각제 같은 그리움 이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치명적 이었던 건 소금도 아닌 지나친 열정에도 녹아버리고 눈물에도 녹아버리는 지상에 잠시 아름답게 내린 하얀 눈 이었습니다.

그러한 사랑이 끝나고 난 뒤 돌아와 손발을 씻으면 다 잊힐 줄 알았는데, 그날 바라 본 새벽별에는 마음이 흔들리고 눈에는 눈물이 잠시 맺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차츰 잊힐 줄 알았는데, 문득 문득 바람 불면 생각나고 비가 오면 마음은 지나간 사랑에 젖어듭니다. 또 그날처럼 눈이라도 내리면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내리는 눈을 바라봅니다. 아 아직도 저 눈이 소금처럼 녹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이 들면서 혼자 웃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눈처럼 소금처럼 영원할 것 같지만 녹아내리고 언제나 젖어 있을 것 같지만 어느새 말라버리는 물입니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잠시 와서 가슴을 덮던

환각제 같은 그리움

돌아와 손발을 씻고

새벽별 바라봅니다

- 「눈」 전문


[사랑은 불꽃처럼]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니 어쩌면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번개처럼 번쩍이는 순간 사랑이라는 존재는 뇌를 관통하고 심장을 지나 마음에 커다란 화인을 남겨 버리고 맙니다. 사랑은 번개 같은 것이라서 잘못 만나면 위험이 수반됩니다. 그 커다란 충격을 감당치 못하면 목숨이 위험해 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사랑은 피처럼 아니 피 보다도 소중한 것이라서 내 몸에서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랑도 번개처럼 번쩍이다 사라지는 것처럼, 아무리 커다란 불꽃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그라지는 것처럼 사랑도 그런 생명을 지니고 삽니다. 연인의 사랑도 그렇고 어머니의 사랑도 그렇습니다. 세상의 모든 여인들은 언제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입니다.

위험이 수반되지만

굳이 막고 싶지 않은

온몸을 관통해오는

전류 같은 피가 있다

내게도 그런 불꽃이

사시다가 떠나셨다

- 「사랑」 전문



[연애편지]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00에게’로 시작하는 연애편지를 써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 차마 보내지 못하고 밤새 길게 적어내린 편지를 아침에 읽어보고는 찢어버린 적도 있을 것입니다. 글이란 마음이라는 온기를 타인에게 전하기 위하여 만드는 작품입니다.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어린 물고기처럼 퍼덕이며 떠올랐다 가라 앉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곳은 모두가 잠든 수도원처럼 적막하기만 합니다. 그 적막의 뒤 뜨락에 있는 잎들도 침묵에 잠겨 있습니다. 그러다 그리운 생각들은 어둠 속에서도 별이 돋듯이 일어납니다.

오늘도 모두가 잠든 밤 그대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잠 못 이루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흐린 불빛 아래 편지를 쓰고 있다

네게로 건너가는 변함없는 이 온기

냇물에 잠겼다 뜨는

내 상념의 피라미 떼들...

인적 죄다 끊긴 성당

어느 뒤 뜨락의 담쟁이 젖은 잎들이

수녀처럼 묵상에 잠긴

그 시간 어둠 속에서

하나 둘

별이 돋듯이

- 「편지・1」 전문


[길은 사랑이 지나간 흔적]

길이란 사람이 지나간 흔적입니다. 길이 없는 곳에도 사람이 지나다니면 어느새 길이 만들어집니다. 시인에게 있어서 삶의 길이란 사랑이 남기고 간 흔적입니다. 그냥 흔적이 아닌 사랑이 흘린 피의 궤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더 아프고 상처도 쉬이 아 물지 않나 봅니다. 그러나 사랑도 때로는 의지로 시간과 함께 길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어찌 모든 길들이 쉽게 만들어지겠습니까. 피와 땀의 흔적과 함께 모든 길에는 사랑이 흘린 궤적이 남겨져 있습니다. 눈물 같은 피의 자욱이 함께 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 문득 뒤 돌아보면 울컥 마음이 아련해지고 아립니다.

시간이란 동물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내 의지는 시간을 타고

길을 만들 것이다

길이란 사랑이 흘린

피의 궤적이다

- 「길」 전문


이우걸 시인의 시집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에는 82편의 시가 실려 있습니다. 그 속에는 사랑과 이별의 기록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바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시인의 남은 생애가 더욱 아름답고 건강한 시들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차례>


제1부

눈 / 15

다리미 / 16

밀양역 / 17

코스모스 / 18

잔나비 / 19

그대를 보내며 / 20

비 / 21

서랍 / 22

낙화 / 23

휴가 / 24


제2부

사랑 / 27

커피에게 / 28

환승역 / 29

손톱 / 30

이별 노래 / 31

빗방울 / 32

반지 / 33

목련꽃 / 34

목욕물 / 35

요즘 편지 / 36


제3부

맹인 / 39

편지・1 / 40

어머니 / 41

손 / 42

노래 / 43

지금은 누군가 와서 / 44

그대 보내려고 / 45

새벽교회 종소리 / 46

배 / 47

새벽 2시의 시 / 48


제4부

못 / 51

파도 / 52

무지개 / 53

옛집에 와서 / 54

찻집 ‘구월’ / 55

가을기도 / 56

단풍물 / 57

산인역 / 58

카페 피렌체 / 59

웃음 / 60


제5부

삼랑진 강둑에서 / 63

열쇠 / 64

이슬 / 65

뮤즈에게 / 66

구두에게 / 67

입술・6 / 68

가을 입구 / 69

익명을 꿈꾸며 / 70

방・1 / 71

방・2 / 72


제6부

겨울 항구 / 75

빈 배에 앉아 / 76

11월 / 77

새벽 / 78

종점 / 79

신문 / 80

진해역 / 81

하현달 / 82

겨울 삽화 / 83

덕유교육원 / 84


제7부

주민등록증 / 87

물 / 88

방・3 / 89

거울에게 / 90

비망록 / 91

아가 / 92

백지 / 93

벚꽃은 떨어지면서 / 94

모교 / 95

봄밤 / 96


제8부

숯 / 99

연필 / 100

매화 별사 / 101

봄비 / 102

수저 / 103

통화 / 104

안항 /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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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집 기간 : 7 25일 ~8월 3

 

 모집 인원 : 10 

 

당첨자 발표일 : 8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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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독서클럽♥ 책으로 만나는 세상
글쓴이 : 예쁜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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