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개런티에 제작비도 없이 시작한 영화!
고 박광정씨를 비롯해 송강호,강신일,전혜진,문소리,문성근 등
수많은 배우가 출연했지만 아무도 주인공이 아닌 영화!
필름값이 없어서 만 원씩 모금을 하는 영화, 작은 연못.
노근리 마을 사람들의 비극보다도
6.25 전쟁의 참혹상보다도
양희은의 <작은 연못>이라는 노래보다도
김민기의 <천릿길>을 부르는 해맑은 어린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던 영화. 작은연못.
마치 내 아이들처럼 슬프게 바라 보며
눈물을 연신 닦으면서 훌쩍이면서 봐야 했던 영화.
파란 하늘로 밍크고래가 새끼와 함께 유영을 하던 CG가 떠오르는 작은연못.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그 자리에서 앉아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일어날 생각을 안 했다.
속으로 참 잘 왔구나 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바로 필름 모금통에
거금 만 원을 봉투에 담아 넣었다.
이렇게 진행되는 영화는 아마 세계적으로 처음일 것이다.
참 뿌듯했다.
역사의 한 장면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사회 이벤트에 응모를 참 잘했구나 했다.
영화 <작은 연못>을 보시라!
이 노래 <천릿길>이 얼마나 징그럽도록 아름다운지를...
<천릿길>
동산에 아침 햇살 구름 뚫고 솟아와
새하얀 접시꽃잎 위에 눈부시게 빛나고
발 아래는 구름바다 천릿길을 뻗었나
산 아래 마을들아 밤새 잘들 잤느냐
나뭇잎이 스쳐가네 물방울이 나르네
발목에 엉킨 칡넝쿨 우리 갈 길 막아도
노루 사슴 뛰어간다 머리 위엔 종달새
수풀 저편 논두렁엔 아기 염소가 노닌다
가자 천릿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쏟아지는 불햇살 몰아치는 흙먼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 눈가에 쓰려도
우물가에 새색시 물동이 이고 오네
호랑나비 나르고 아이들은 촐랑거린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도 떨어진다
등 뒤로 흘러내린 물이 속옷까지 적셔도
소나기를 피하랴 천둥인들 무서우랴
겁쟁이 강아지는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동산에 무지개 떴다 고운 노을 물들고
하늘가 저 멀리엔 초저녁 별 빛나네
집집마다 흰 연기 자욱하게 덮이니
밥 냄새 구수하고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 소리
출렁이는 밤하늘 구름엔 달 가고
귓가에 시냇물 소리 소곤소곤 얘기하네
졸지 말고 깨어라 쉬지 말고 흘러라
새아침이 올 때까지 어두운 이 밤을 지켜라
가자 천리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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