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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톡톡

[스크랩] 동화 최우수상 작품입니다~

by 칠면초 2008. 12. 15.

    서울서대문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시가 있는 열린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장소:아현교회
    진행:김수영

     프로그램 진행중

     아현교회 담임목사님과 함께

     국악인 임금숙님과 함께

     회장님과 함께

      가수 최미님과 함께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에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과 함게

    행복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빨리 웃음을 되찾았으면...

    동화 최우수상 작품도 함게 올립니다. 행복한시간 되세요~

    첨부파일 동화(청국장파티).hwp

     

출처 : 부평사람들기자
글쓴이 : 김수영 원글보기
메모 :
(동화) 활천문학상 최우수상  
 
청국장 파티 
 
김수영 
 
하늘이 파랗게 물든 여름날, 1교시 시작종이 울리자 3학년 4반 교실문이 열리면서 담임선생님이 낯선 아이와 함께 들어 오셨어요. 
“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오늘 우리반에 새 친구가 전학 왔어요 이름은 박수진 이예요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세요 ” 
“선생님, 수진이 소개를 듣고 싶어요 수진이에게 직접 하라고 하세요” 
제일 뒤에 앉아있던 반장이 큰소리로 말했어요 
“우리 남자친구들이 예쁜 수진이 목소리를 듣고 싶은가 보죠? 수진아 네가 직접 소개좀 해보렴 ” 
선생님은 반장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수진이 등을 어루만지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충남 예산에서 온 박수진이라고 합니다. 저희집은 현대아파트 뒤에 있는 화랑농장에서 살아요. 아빠는 회사에 다니시고 할머니는 텃밭을 가꾸시고,,,,” 하며 말을 흐렸어요. 
“수진아 너희 엄마는?” 
반장 영민이가 또 질문을 했어요 
“엄마는 헬스장과 수영장에 다니시겠지 뭐” 
화랑농장 앞 아파트에 사는 영철이가 영민이가 대신 대답을 했어요 
“수진아, 저 뒤쪽에 혼자 앉아있는 영철이 옆에 가서 앉아라. 오늘부터 거기가 네 자리란다” 
짝궁이 없어 늘 혼자 앉아 있던 영철이 자리에 수진이가 앉았어요 
영철이는 반에서 제일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아이랍니다. 
어느덧 4교시가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 갑자기 아이들의 함성 소리가 들렸어요. 
“야! 드디어 점심시간이다. 야, 반장 오늘도 나하고 내기 하자 오늘의 메뉴는 뭐가 나올 것 같냐?” 덩치가 큰 영철이가 제일 좋아하면서 반장 영민이게 물었어요. 
“어제 된장국과 장조림이 나왔으니까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쇠고기국과 정육볶음이 나오지 않을까? ” 영민이가 눈을 깜박거리며 대답했어요 
“어쭈, 나의 희망사항인데 네도 그러냐? 좋았어 오늘은 새로운 친구도 왔으니까 분명 고기가 나올거야 좋아, 나도 고기로 승부를 건다” 
영철이와 영민이가 주거니 받거니 내기를 하고 있는 동안 음식이 도착했어요. 
어,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 일까요? 
교실안에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 했어요. 
“어, 이게 무슨 냄새지 누가 방귀 뀌었냐?” 
영민이가 양쪽 코를 막고 책상위로 올라가서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그때 급식 도우미 당번으로 오신 새롬이 엄마와 다솜이 엄마가 들어오셨어요. 새롬이가 엄마가 씨익 웃으며 말씀 하셨어요 
“얘들아, 이 냄새는 청국장 냄새란다. 우리고유의 음식 청국장 모르니? 청국장을 먹으면 암도 예방되고 날씬하게 살도 빠진단다.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 한다. 교장선생님의 특별 지시란다.” 
새롬이 엄마는 싱글벙글 웃으며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고 배식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한결 같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청국장을 받아 갔어요. 
음식을 남기면 벌칙으로 운동장청소를 해야 하거든요. 
영철이는 수진이를 힐끔 쳐다 보면서 말했어요 
“수진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청국장이다 그냥 받아만 놓고 이따 몰래 버리면 돼 알았지?” 
“넌 싫어하니? 난 좋아해 우리 집에서는 자주 먹어, 우리 할머니가 엄청 맛잇게 끓여 주시거든” 
수진이는 청국장에 밥 한그릇을 뚝딱 먹어 치웠어요. 
“저 죄송하지만 청국장 더 먹어도 되요?” 
수진이 말에 아이들은 눈이 똥그래졌어요.  
“쟤는 냄새도 안난가 봐! 와 이상한 얘다 나는 몰래 버릴려고 안먹었는데 ” 
“나도 사실은 선생님께 혼날까 봐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야” 
다솜이와 새롬이가 속닥거렸어요. 
“어, 그래 아직도 좀 남았단다, 넌 아주 잘 먹는구나 참 그러고보니 못보던 친구 같은데 전학왔니?”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으며 다솜이 엄마가 물으셨어요. 
그때 급식 뒷정리를 하고 있던 영철이가 
“수진이는 제 짝궁인데 오늘 전학왔아요. 화랑농장에서 산대요” 
영철이는 수진이가 짝이 되어 준 게 너무 고마운가 봐요. 수진이가 대답 해 야 할 말도 영철이가 대신 해주는걸 보면요. 
“어머, 그렇구나 그럼 농사짓겠네. 그렇지 않아도 새로 이삿짐이 들어오긴 하던데 바로 수진이네였구나 우리도 그 부근에서 사는데 잘 됐구나” 
하며 다솜이 엄마가 좋아하셨어요. 
사실 수진이는 충청도에서 큰 공장을 하며 엄마, 아빠, 할머니와 함께 다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뜻하지 않는 암에 걸려 엄마가 돌아가시고 공장은 빚에 넘어가 아빠 친구의 소개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어요. 
아빠는 이른 새벽에 공사장으로 일을 나가시고 할머니는 텃밭에서 상추랑 오이랑 호박이랑 고추랑 배추랑 등 농사를 짓고 계시지요. 
학교 수업을 마칠 때 쯤 되면 할머니는 농장 입구까지 수진이 마중을 나오신답니다. 
학교에서 마치는 종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이들이 우르르 교문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마치 솜사탕처럼 가뿐해 보입니다. 
3학년 4반 친구들이 속닥거립니다. 
“얘, 오늘 전학 온 옆에 가지 마, 이상한 냄새 나는 것 같아” 
“무슨 냄새?” 
“낮에 청국장 두 그릇이나 먹었잖아, 누리끼리한 냄새 나는 것 같아” 
“맞아, 난 청국장 정말 싫어 ” 
4반 친구들은 청국장 두 그릇이나 먹은 수진이가 못 마땅 한가 봅니다. 
마치 외계인에서 온 사람처럼 놀림거리가 되었어요. 
오늘따라 햇볕이 따가웠어요. 낮잠을 자던 은행나무와 버드나무도 힘이 없어 보입니다. 
“야, 반장 너 오늘 뭐 할거냐? 난 오늘 아무것도 없는 날이다. 오늘 과외선생님이 집안 일이 있으셔서 못 오신대” 
영철이는 벌써부터 신이 나서 재미난 건수를 만들려고 반장에게 측은 댔어요 
“좋겠다. 나는 피아노학원, 영어학원 미술학원 다녀와야 하는데,,,” 
아직 친구를 사귀지 않은 수진이는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어요.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야, 수진아 같이 가자 헉헉헉 ” 
“응 영철이구나, 너희 집은 아파트잖아, 근데 왜 이리 오니?” 
“너희 집 좀 알아 둘려고 난 친구 집에 잘 놀러 가거든. 과외 없는 날은 친구 집에서 노는게 내 취미야” 
“응, 그렇구나 그런데 우리집은 네가 놀만 한게 없어 심심 할텐데” 
수진이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어요. 도시 아이들은 비싼 장난감이나 아니면 컴퓨터로 게임을 하면서 논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수진이 넌 뭘 하고 노니” 
“나는 할머니랑 밭에서 고추 따면서 잠자리 잡으면서 노는데 엄청 재밌어” 
“야 재미겠다 나도 끼워주라 응?” 
“너희 엄마한테 허락 받고 와, 우리 할머니가 혼낼지도 몰라” 
“왜? ” 
“나중에 엄마가 걱정 하시잖아” 
“그건 걱정 안해도 돼 우리엄마는 착한 아이랑 놀면 좋아하셔, 그리고 너희집 가서 전화할게” 
영철이는 오랜만에 찾아온 황금같은 시간을 다른 곳에 빼앗길까 봐 수진에게 사정을 하며 겨우 허락을 받았어요 
“우리 수진이 오는구나, 벌써 친구도 사귀었네 아이고 기특도 하지” 
“할머니, 내 짝궁이야 우리반에서 제일 힘센 대장이야” 
“아이구 반갑구나, 우리 수진이 짝궁이라면 너도 내 손주나 다름이 없지 어여 가자 할머니가 맛잇는 옥수수 삶아줄게” 
“야, 신난다 역시 우리할머니는 최고야” 
수진이는 할머니 손을 잡고 덩실덩실 어깨 춤을 추면서 집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영철이는 벌써부터 힘이 든가 봅니다. 
아파트가 바로 학교 앞이라 5분도 채 안되서 도착 하는데 오늘은 20분이나 걸었거든요. 
사실은 영철이는 걸을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과외 선생님이 매일 집으로 찾아 오시고 백화점 갈 때도 엄마 차다고 가고 학교는 바로 집앞이고 해서 이렇게 오래 걸어 본적은 아마 처음 일거예요 
“아이고 우리 영철이가 힘든가 보구나. 땀을 뻘뻘 흘리고 왔네. 어여 방에 가서 전화하고 나와라 할미가 시원한 지하수 받아 놀테니 세수좀 하렴” 
“네, 할머니” 
영철이는 수진이 할머니가 마치 친 할머니처럼 느껴지면서 할머니하고 금세 친해졌어요. 
텃밭에 있는 배추, 무, 파, 호박, 오이, 가지 고추 등을 보면서 깜짝 놀래며 할머니께 뛰어 갔어요 
“할머니 이거 다 할머니네 거예요? 우리 아빠가 그러시는데 농사짓는 사람들은 부자래요” 
아무것도 모르고 부러운 듯이 말하는 영철이가 왜그리 귀여워 보이는지 할머니는 웃음으로 대답했답니다 
“암만 부자지, 부자고 말고,,,,,,"말끝을 흐린 할머니는 부엌으로 가시든지 금세 
옥수수를 쪄오셨어요 
“할미가 찐 옥수수 맛 좀 보렴 뜨거우니까 조심해야 한다” 
“어? 할머니, 우리 엄마는 시장에서 가끔 옥수수를 사 오시는데 그 맛하고 다르네요. 이게 더 맛있어요 쫀득쫀득하면서,,,,,,” 
“야, 그걸 어디 우리할머니솜씨하고 비교하니? 그러고 보니 영철이 너 맨 날 군것질만 하고 인스턴트만 먹으니까 그렇게 뚱뚱하지" 
영철이가 수진이 말에 충격을 받았어요. 사실은 영철이가 반에서 제일 뚱뚱하긴 해도 직접 대놓고 뚱뚱하다고 말한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거든요. 
오랜만에 예쁜 짝꿍을 만나 신이 났는데 수진이의 말 에 충격을 받은 건지 갑자기 말이 없어졌어요 
뜨거운 옥수수를 먹어서인지 영철이 몸에서 땀이 비오듯이 주루룩 흐르고 있었어요 
“영철아, 우리 잠자리 잡으로 갈래? 저쪽에 가면 호랑나비도 있다” 
“이제 집에 갈래. 우리엄마 기다리고 계실거야 엄마가 딱 한 시간만 놀다 오라고 하셨거든” 
“할머니 영철이 간대요. 큰 길까지만 데려다 주고 올게요” 
수진이는 영철이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주섬주섬 챙겨들었어요. 
“아니 왜 벌써 가려고하니? 저녁 먹고 가지 호박부침개와 시원한 오이냉국 할려고 부지런히 따고 있는데 아이고 허리야” 
할머니는 허리를 두드리시며 오이, 호박, 고추 딴 것을 비닐봉지에 담아 영철이 손에 쥐어 주셨어요 
“영철아, 이거 얼마 안 되지만 저녁에 반찬해 드시라고 하렴. 금방 따서 싱싱할거야” 
“고맙습니다.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려 다음에 또 놀러와 다음에는 맛잇는 고구마 쪄 줄게” 
영철이는 할머니가 주신 야채 봉지를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좀처럼 상한 기분이 플리지 않았어요. 
신체검사할 때 중도 비만이라는 결과가 나올 때도 별로 기분이 상하지 않았는데 오늘 수진이에게 뚱뚱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어요. 
학교담 옆에서 옹기종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채송화도 오늘따라 얄밉게 보였으며 코스모스주변에서 숨바꼭지를 하고 있는 잠자리도 귀찮게만 보였어요. 
집에 도착한 영철이는 엄마에게 인사도 않고 후다닥 작은방으로 들어갔어요. 
“영철아, 이게 뭐니 상추랑 고추랑 어디서 났니?” 
“ 화랑농장에 사는 수진이 할머니가 주셨어요. 저녁에 먹으래요” 
“어머나 고맙기도 하셔라, 오늘 저녁은 삼겹살 파티를 해야 겠구나” 
싱싱한 야채가 먹음직스럽게 보여 영철이 엄마는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어요. 
“엄마, 오늘부터 굶을 거예요” 
“이게 무슨 소리야, 누가 뭐라고 했니?” 
영문도 모르는 엄마는 눈이 휘둥그래 졌어요.  
“그냥 살 뺄려고요” 
영철이는 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로 대답했어요. 
“영철아 무조건 굶으면 안 된단다. 식사를 조절하면서 운동을 해야 살이 빠진단다” 
살이 빠진다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인 영철이는 오늘 낮에 급식시간에 새롬이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엄마, 청국장 먹고 싶어요, 오늘 급식시간에 청국장이 나왔는데 청국장 먹으면 살이 빠진다고 하셨어요” 
“아니 웬 청국장, 냄새지독하다고 네가 제일 싫어하는 거잖아” 
엄마는 영철이의 의아한 행동에 깜짝 놀라셨어요. 
“엄마, 수진이 할머니한테 물어보면 가르쳐 주실거예요. 수진이 할머니는 청국장 잘 끓이신대요”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 영철이에게 오늘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다음날 수진이 할머니를 찾아가기로 했어요. 
토요일 오전, 오늘은 간식을 먹는 날입니다. 
임원 엄마들이 토요일엔 간식을 사오시거든요. 
부반장 보람이와 철민이 엄마가 햄버거를 사오셨어요. 
수진이는 햄버거를 먹지 않고 가방에 넣었어요. 할머니생각이 났거든요. 
어, 그런데 영철이도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지 뭐예요. 
“영철아, 햄버거 왜 안먹니? 네가 좋아하는 거잖아” 
영철이는 수진이 말에 대답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어요. 어제 한 말이 잊혀지지 않고 수진에게 보란둣이 살을 빼고 싶었거든요. 
영철이 엄마는 물어물어 수진이 집에 찾아 갔어요. 
수진이 할머니는 오늘 바쁜 날 입니다. 새로 다니는 교회에서 목사님이 집사님들이랑 같이 오셔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셨거든요.  
점심으로 청국장과 호박부침과 고구마 맛탕을 해 드릴려고 열심히 준비를 하고 계셨어요. 
수진이 엄마의 얘기를 듣고 할머니는 깔깔 웃으시며 
“그런 일이 있어군요. 마침 잘 됐네요. 오늘 교회목사님이 오신다고 해서 청국장을 끓일려고 하니 영철엄마도 같이 드시고 가세요. 내가 청국장 좀 드릴테니까 우리 영철이 맛있게 끓여 주시구려. 영철이가 우리 수진이를 좋아하나 봅니다 그려” 
사실은 영철이 엄마도 청국장을 별로 안좋아 했어요. 그렇지만 영철이를 위해서 수진이 할머니께 청국장 끓이는 법을 배워 갈려고 했답니다. 
영철이 엄마는 난생 처음으로 장독대에 있는 된장, 고추장, 간장 구경을 했어요. 
왜냐면 지금까지는 마트에서 이러한 것들을 사서 먹었거든요. 
드디어 교회목사님과 사모님, 권사님, 집사님들이 오셔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식사를 하셨어요 
“할머니, 청국장이 너무 맛있습니다. 냄새도 안 나고 아주 구수합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끝나자 마자 젊은 집사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맞아요 너무 맛있어요. 이렇게 맛잇는 청국장은 처음 이예요. 할머니 비법 좀 알려 주세요” 
이때 영철이 엄마가 
“이 맛은 수진이 할머니 손끝에서 나온 맛이랍니다. 저도 배우러 왔어요” 
하며 할머니 손을 덥석 잡았어요. 
“목사님, 이건 청국장 가루인데요 이걸 드시면 변비도 없어지고 위도 튼튼해 진답니다. 물대신 쭉 드세요” 
하고 이번에는 청국장가루를 우유에 타서 목사님께 드렸어요. 
할머니의 정성에 감격한 목사님과 성도님들은 다음에 요리사로 초빙한다고 하셨어요. 
일요일 오후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장마가 끝났는데도 무더위를 식혀주기 위해서 비가 내린가 봅니다. 
“할머니 이번 주 토요일 날 우리반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온대요. 영철이가 자랑했나 봐요. 어쩌죠? ” 
“어쩌긴 뭘 어째 할머니가 너무 늙어서 걱정이 되냐? 걱정 말아라 내가 맛있는 거 많이 해 줄테니까” 
“그게 아니라요. 할머니 힘드실까 봐 그러죠” 
수진이는 벌써부터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어요.  
“너희 반에서 제일 힘센 영철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하루 종일 비가 오는구나. 비가 올려고 이렇게 허리가 아픈가 보다 수진아 허리좀 주물러 주렴” 
비가 내릴 때 마다 할머니는 허리며 팔 다리가 쑤신다고 하십니다. 
여름방학이 점점 다가오자 햇빛이 심술을 부린 것 같네요. 오늘도 따가운 무더위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요즘 영철이가 살을 빼느라 힘이든가 봅니다. 영철이의 수다가 줄어 들었지 뭐예요. 급식시간에도 항상 두 번씩 먹었는데 요즘엔 밥도 조금씩 먹고 간식도 안가지고 온답니다 
“우리 영철이 살이 좀 빠진 것 같네. 살 빠지니까 훨씬 멋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칭찬을 하시자 반장 영민이도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요즘 청국장을 잘 먹는데요. 청국장 먹으면 살이 빠지나 봐요 헤헤” 
“어머, 그렇구나 청국장뿐만 아니라 우리고유의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진단다. 영철이의 멋진모습 기대할게” 
사실 아직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영철이 에게 힘을 주기 위하여 선생님은 칭찬을 해 주셨어요. 
“애들아, 오늘 수진이네 집에 갈 사람은 남아라. 영철이는 바쁘면 안와도 된다” 
반장 영민이가 영철이를 힐긋 쳐다보며 말했어요. 
“ 내가 빠지면 재미 없을걸, 수진이 할머니가 나를 얼마나 좋아 하시는데” 
영철이가 으스대며 말했어요. 
“영철아, 너 다이어트중이잖아 오늘 아마도 피자,치킨,햄버거가 나오지 안을까?” 
영민이가 약을 올렸지만 영철이는 눈하나 깜작하지 않았어요. 
4교시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어요. 
오늘따라 종소리도 흥겹게 들리네요. 수진이집을 방문하는 친구들을 축하라도 하듯이 말예요. 
영철이, 영민이, 새롬이, 다솜이. 평상시 수진이와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모여 수진이집으로 향했어요. 
영철이가 마치 주인이라도 되듯 앞장을 서서 친구들을 안내했어요. 
“애들아, 수진이 할머니가 끓여주신 청국장 엄청 맛있어. 고구마, 감자, 옥수수도 따봉이다” 
“영철아, 청국장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 으~악 벌써 냄새 난다” 
새침띠기 새롬이가 말했어요. 
“맞아, 오늘은 햄버거와 치킨이 만나는 날이다, 그치 수진아” 
다솜이도 새롬이를 거들었어요. 
저만치 수진이네 집이 보입니다. 농장 입구에 핀 키 큰 해바라기가 친구들을 반기네요. 
“할머니, 우리 왔어요” 
수진이가 힘참 목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어요. 
어,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영철이 엄마와 영민이 엄마도 와 계셨어요. 
“어 엄마 웬일이세요?” 
영민이와 영철이가 동시에 깜짝 놀라 말했어요. 
“너희들 파티 도와 줄려고 왔지. 수진이 할머니 혼자 힘드시잖아” 
깜짝 놀라는 영철이, 영민이 얼굴을 쳐다보며 영철이 엄마가 방긋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그려, 영철이 엄마가 영민이 엄마도 모시고 왔는디 청국장을 끓여 달라고 해서 맛나게 끓여 놨다” 
“네~ 청국장이요?” 
아이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할머니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 봤어요. 
“애들아, 오늘의 주 메뉴는 청국장이다. 청국장 통과를 해야지만 옥수수,감자, 고구마를 먹을수 있고 텃밭에서 놀 수가 있단다” 
영철이가 엄마가 당당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앗~싸 내가 좋아하는 창국장이다” 
영철이의 달라진 행동을 보고 친구들도 모두 깜짝 놀랐어요. 
마루에 차려진 밥상에 모두 시선이 모아졌어요. 
잡곡밥, 청국장, 고구마 맛탕, 감자부침, 그리고 찐옥수수, 여기에 청국장가루로 만든 밀크쉐이크..... 
청국장가구로 만든 밀크쉐이크는 영민이 엄마 솜씨였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구린내가 난다고 청국장을 멀리하던 영민이, 새롬이 다솜이도 모두 청국장을 먹지 뭐예요. 
“청국장에 들어 있는 두부와 버섯이 너무 맛있어요” 
영민이가 말했어요. 
“맞아요, 바로 이 맛이예요. 청국장 맛이 끝내줍니다” 
평상시에 말이 없던 다솜이도 엄지 손가락을 내밀며 청국장을 맛잇게 먹었어요. 
그동안 먹어 보지도 않고 냄새 난다는 핑계로 청국장을 멀리 했던 게 너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영철이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내일 교회학교에서 오후에 음식 파티가 있는데 수진이할머니를 초청했대요, 음식 먹고 싶은 사람은 내일 교회로 가면 됩니다” 
“와, 신난다. 애들아, 우리 내일은 교회로 가자” 
반장 영민이는 벌써부터 신이 났어요 
“좋았어, 교회를 향하여 레디 고” 
수진이 친구들은 오늘 청국장 파티에 초대 된 게 너무 행복했답니다. 
*이 작품을 심사하신 아동문학박사님이 추천하셔서 월간 ‘아동문학’으로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활천문학상 동화 최우수상 작품이고 아동문학 신인상 작품은 ‘솔비가 입원하는 날’ 이란 작품입니다. 나중에 책으로 보여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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