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여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꽃밭
화단 가장 앞자리에 자리한
키 작은 채송화는
바늘만한 잎으로 태양을 맞이하고 있다
미처 떠나지 못한 더위는
어젯밤 이슬 한모금으로
한 낮의 졸음을 쫒기엔 힘겨운 듯
속살 타는 아픔으로 누워있다
어머니,
내 어머니는 키 작은 채송화였다
대쪽 같기 만한 아버지와
자기 뜻을 굽힐 줄 모르는 자식들 성화에
평생을 키 낮추고 살았다
그렇게
안으로 안으로만 삭히던 가슴
이제,
한 알의 씨앗으로 터트리고
빈 마음으로 떠나셨다.
*오래전 적어둔 시..
엄마를 생각하며 씨앗을 뿌리던 날이 떠오른다.
당시 채송화가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잘 자라주지 못해
더욱 아쉬웠던 기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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