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고 약간 당황했다. 이야기로 이어진 책으로 알았는데, 그냥 페이지마다 다른 그림이어서 말이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 보니 어린아이 수준으로 눈높이를 해야만 보이는 그림책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보물지도나 마을지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지도도 있고, 내 얼굴 지도, 강아지 지도, 마음지도, 가족지도처럼 새로운 지도도 있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찾아내고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은 금세 적응해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숫자로 형태 없는 선긋기로 만들어낸다. 즉 자신만의 세계 지도책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내 방 지도’를 그리다 보면 내 방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고,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나의 하루 지도’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 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내 배 속 지도’는 더욱 궁금증을 유발해 오늘 아침에 먹은 것이 뱃속에서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어 ‘마음 지도’는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되새기게 한다.
저자 사라 파넬리는 여성작가로는 처음으로 영국왕실에서 수여하는 산업디자이너로 선정된 영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 작가이다.
저자는 이 책은 아이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름을 적어보면서, 아이가 자신이 누구인가를 표현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한다. 처음 책장을 열었을 때 당혹스러움은 사라지고 그림의 독특한 색감은 아이의 감각을 다채롭게 해주기 충분했다.
아이들의 끝없는 상상력을 길러주고 싶다면, 나의 지도책을 펼치라고 말하고 싶다. 지도를 들고 보물섬을 찾듯이, 내 주변과 일상을 탐험할 수 있는 모험심과 상상력, 창의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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