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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언어의 온도

by 칠면초 2018. 12. 14.



예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물은 꽃과 책이었다. 어디서든 꽃과 책을 만나면 꼭 한두개라도 사야만족스러웠다.


아날로그 시절이었으니 독후감 적은 대학노트가 10권을 넘어  자랑으로 삼았던 시절...


몇 번의 이사로 가장 먼저 책을 줄이며, 도서관에서 빌려 책을 읽게 되버린 지금....


집에 차지했던 책의 자리를 비우고 그만큼의 빈 공간만큼 공허해 졌는데......


귀한 선물로 받은 '언어의 온도'....집에 오는 내내 언어의 온도가 어떨까 생각했다.


내가 던진 언어의 온도는?
타인이 내게 건넨 언어의 온도는?
관계에서 오는 언어의 온도는?
정말 많은 종류의 언어들을 떠올리며 영종대교를 건넜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안내방송을 귓전으로 흘리고 보라색 책장을 넘기는데...
<그냥 걸었다는 말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표현의 온도는 사뭇 따뜻하다.

그 말 속에는 "보고싶구나" "사랑한다" 같은 뜻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그냥 걸었다는 말로 안부를 전한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구절이었다.





책은 말, 글, 행이 저자의 경험담 담긴 수필로 풀어낸다.
저자는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위에 피는 꽃이다"라고 말한다. 상대의 감정이나 슬픔을 느린박자로 꺼내도 괜찮다는 위로라 생각든다.


사랑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가 많은 부분 차지했다.


본문 마지막 장 <나를 용서하는 이유>에서 언어의 온도는 전체적으로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살면서 내가 용서해야 하는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인지 모른다고. 우린 늘 다시 시작하지 않은면 안된다고>

 

언어의 온도 책장을 덮으며 나의 가볍고 차가운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뜨거운 화상을 입힐 만큼 큰 아픔이 되지는 않았을까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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