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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벤트

북이벤트-기프트 (시공사)

by 칠면초 2009. 1. 23.

22 http://cafe.daum.net/liveinbook/Rst/2079

 

 

 

 

 

서부 해안 연대기

<기프트>, <보이스>, <파워>


 

SF, 판타지 문학의 거장 어슐러 K. 르귄의 최신작

 

잘못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문자가 사라진 도시에서 책의 목소리를 듣는 소녀,

그리고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

 

 


판타지 문학의 거장이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탄생시킨 새로운 세계


올해로 작가 경력 47년을 맞이하는 SF 판타지 문학의 거장 어슐러 K. 르귄이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10여 차례의 휴고상, 네뷸러상 수상, 전미 SF 판타지 작가협회 선정 ‘그랜드 마스터’, 세계 환상 문학상과 카프카상, 필그림상 수상 등 SF와 판타지를 아우르는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SF 작가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단연 1순위’라고 말해지는 독보적인 문학성, 아니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지만, 통칭 <서부 해안 연대기>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시리즈의 출간을 눈앞에 두고 무엇보다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은 올해로 80세를 맞이하는 르귄이 또 다시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는 점이다.


“내 마음 속에서 깊고 복잡한 반향을 일으키는 이름” -- 어슐러 K. 르귄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마법이 아닌 ‘능력’에 관한 이야기인 이 새로운 시리즈는 ‘서부 해안’이라고 하는 동일한 상상계의 세 지점을 배경으로 각 권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이전 권의 주인공들이 어른이 된 모습으로 등장 새로운 장소에서 인생의 또 다른 국면을 펼쳐 보인다.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서부 해안’은 헤인/ 에큐먼의 우주나 어스시의 세계에 비하면 마치 하나의 마을로 느껴질 정도로 제한된 세계이지만, 작가 자신이 “내 마음 속에서 깊고 복잡한 반향을 일으키는 이름”이라고 말했던 이곳의 삶은 사실 르귄이 창조한 여러 세계들 중에서도 우리의 현실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다.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물을 보이지 않는 힘으로 파괴하고 목소리를 빼앗는 등 마법에 가까운 힘을 물려받지만 실은 혹독한 겨울과 거친 이웃, 가난과 싸우며 살아가야 하는 고원지대(《기프트》), 한때 학문과 예술, 자유의 도시였으나 이제는 문자마저 빼앗긴 채 강대국의 억압과 종교적 배척으로 고통 받는 안술(《보이스》), 믿음과 사랑만으로는 자신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지킬 수 없는 군국주의 신분제 사회 에트라(《파워》)…… 늘 감탄스러우리만치 정교하고 새로운 세상을 펼쳐 보이는 르귄이 헤인/ 에큐먼과 어스시의 세계를 떠나 새롭게 창조한 ‘서부 해안’의 세상을 보노라면 ‘판타지는 현실의 은유’라고 말한 그녀의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책과 이야기와 시에 대한 사랑으로 힘겨운 청소년기를 견뎌내는 아이들의 이야기


《기프트》, 《보이스》, 《파워》는 주인공이 멋진 활약을 펼치고, 세계를 구하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부 해안’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고난을 겪는다. 그들에게는 마법과도 같은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이 인생을 쉽게 만들어주거나 그들을 구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 능력이란 잘못 주어진 선물에 가깝다. 《기프트》의 오렉은 ‘되돌림’(파괴하는 능력)으로 영지를 지키고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지만, 오히려 탄생시키는 능력(시를 읽고 짓는 재능)을 타고났다. 《보이스》의 메메르는 온 마음으로 책을 사랑하지만, 책과 글을 사악하게 여기는 정복자들의 치하에서는 숨겨야 할 능력일 뿐이다. 노예로 자란 《파워》의 가비르는 본 것 모두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할 수 있지만, 예지력은 그가 겪어야 할 비극이나 시행착오를 피하게끔 이끌어주지 않았다. 이 아이들은 자기들 삶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건들에서조차 무력하다. 이들은 선택받은 자가 아니고, 영웅이 아니다. 오직 책과 이야기와 시에 대한 사랑으로 힘겨운 청소년기를 견뎌내는 아이들일 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부분에 장르의 구분, 나아가 장르 문학과 순문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공감의 코드가 있다.

<서부 해안 연대기>는 ‘잘못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들이 혼돈의 시기를 거쳐 자신의 능력이 가진 진정한 의미와 그 쓰일 곳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판타지 성장 소설이다. 하지만 늘 감탄스러우리만치 정교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내면서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르귄이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에는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어떤 소설 작품들보다 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 __ 기프트


‘잘못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각기 특별한 능력을 가진 브랜터들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고지대의 영지 카스프로만트, 아버지 카녹의 뒤를 이어 카스프로 일족을 이끌어가야 하는 오렉은 혈통의 선물인 ‘되돌림’(파괴의 능력)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웬일이지 능력의 발현이 늦다. 그의 소꿉친구이자 로드만트의 브랜터 테르녹과 바레의 딸인 그라이는 열 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동물들과 소통하는 ‘부름’의 선물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욕망과 칼룩(능력이 없이 태어나는 저지대 사람들)인 어머니의 입장에 대한 염려로 초초해하던 오렉에게 어느 날 예고 없이 선물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것은 전설의 브랜터 카다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파괴적이며 통제 불가능한 힘이었다. ‘길들지 않은 재능’의 파괴적인 힘을 제한하기 위해 카녹은 오렉의 눈을 봉인할 것을 결심하고, 오렉은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의 운명과 능력의 올바른 쓰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두 번째 이야기 __ 보이스


문자가 사라진 도시의 시인, 그리고 책의 목소리를 듣는 소녀


10여 년 후, 저지대의 안술. 자유롭고 아름다운 도시 안술은 지금 알드 지배하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메메르 갈바는 알드의 침공 때 어머니가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해 태어난 ‘농성의 자식’으로, 야위고 창백한 얼굴에 양털머리, 한눈에도 혼혈임을 알 수 있는 외모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때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는 것이 바깥세상에선 금지된 문자들을 허공에 그려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비밀의 방. 그곳에 들어서면 때때로 책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의 목소리를 듣는 것, 그것은 그녀만의 비밀스런 재능이자, 어머니가 죽음으로써 끊어졌던 갈바 혈통이, 집안의 어른이자 안술의 정신적 지주인 수장 어른의 피가 자신의 몸 속에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연결고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으로 나간 메메르는 갑자기 달려드는 말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한다. 그때 사자와 함께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메메르를 도와주는데, 그녀가 바로 오렉과 함께 고원지대를 떠났던 그라이였다. 첫눈에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급속하게 친해지고 그라이를 통해 메메르는 이제는 서부 해안의 전설적인 시인이 된 오렉을 만나게 되는데…….



세 번째 이야기 __ 파워


본 것 모두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


아르카만드(아르카 집안)의 노예인 가비르는 미래를 기억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 사실은 그와 누나 살로만이 아는 비밀이다. 두 사람은 본래 습지대 출신으로 어린 시절 마을을 습격한 병사들에 의해 에트라로 끌려왔다. 하지만 부모나 고향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으며, 집안의 어른인 알탄 세르페스코 아르카와 그의 아내를 부모처럼 존경하고 있다. 노예이긴 하지만 집안의 아이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고 누나 살로 또한 알탄의 맏아들 야벤과 혼인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비르는 같은 노예 신분으로 알탄의 사생아인 호비가 사사건건 괴롭히는 일도, 둘째 아들 톰의 불같은 성격도 누나를 생각하며 의연하게 참아 넘긴다. 그렇게 어린 시절이 흐르고 누나가 야벤의 아이를 임신할 무렵 가비르가 보았던 미래의 전쟁이 실제로 일어난다. 야벤과 알탄이 전쟁터로 떠나고 톰이 집안을 돌보게 되자 그의 힘을 업은 호비의 괴롭힘이 더해가고 그러던 중 살로가 톰과 호비의 잔인한 행동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충격으로 넋을 잃은 가비르는 누이를 묻고 내려오던 길에 정처 없이 걷다가 에트라를 벗어나고 마는데…….



■ 지은이

 


 

어슐러 K. 르귄(Ursula K. Le Guin, 1929~)

1929년 10월 21일, 저명한 인류학자 알프레드 크로버와 동화작가 디어도어 크로버 사이에서 태어났다. 래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중세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1953년 역사학자인 찰스 르귄과 결혼 엘리자베스, 캐롤라인, 디어도어 세 아이를 두었다.

1962년 시간 여행을 다룬 로맨틱한 단편소설 《파리의 4월》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현재까지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69년 《어둠의 왼손》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수상해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했으며, 1974년에 발표한 《빼앗긴 자들》로 또 한 차례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휩쓸었다. 1968년부터 발표한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힌다.
판타지와 SF는 물론 에세이집, 어린이책, 비평, 시에 이르는 폭넓은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으며, SF 문단만이 아니라 미국 문학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0여 차례의 휴고 상, 네뷸러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세계 환상 문학상과 카프카 상, 필그림상 등을 수상했다.



■ 옮긴이


이수현

1977년 생.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소설가 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환상 문학 웹진(http://mirror.pe.kr)의 필진이며, 《패러노말 마스터》로 제4회 한국판타지문학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빼앗긴 자들》, 《로캐넌의 세계》, 《유배 행성》, 《환영의 도시》, 《멋진 징조들》, 《디스크월드》, 《크립토노미콘》,  《21세기 SF도서관》, 《마라코트 심해》, 《브라운 신부의 스캔들》, 《겨울의 죽음》, 《꿈꾸는 앵거스 - 사랑과 꿈을 나르는 켈트의 신, 세계 신화 총서 07》, 《천국의 데이트》 등이 있다.



■ 추천의 글


“젊은이들을 위해 쓴 르귄의 이야기는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어떤 소설 작품들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_ 퍼블리싱 뉴스


르귄의 투명하게 빛나는 문장과 우리 시대의 정치적, 정신적 이슈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은 실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_타임스


놀랍도록 사려 깊고 지적인 소설…… 르귄의 글은 절제되어 있으나 인간적이고, 그녀의 상상력은 강렬하고 역동적이다. 르귄의 이번 소설은 단연 이번 여름 최고의 책이다. 

_인디펜던트 온 선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