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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서평]철이에게

by 칠면초 2009. 3. 23.

요즘 언어는 너무도 자극적이다. ‘미쳤어, 뿔났다. 닥쳐’ 등등. 이러한 정서 속에 참으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책을 손에 들었다는 생각이다. 저자 이오덕 선생은 우리말을 바로 쓰는 일에 평생을 바쳐온 분으로도 유명하다.

글을 쓴다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후에 ‘감자를 먹으며’를 다시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감자를 먹으며’에서 저자는 먹고 살기 팍팍 했던 그 시절의 감자는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간식과 비교가 안 되겠지만, 가마솥에 밥을 하며 얹어 찐 감자를 젓가락에 꽂아 주시던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그리워서라도 맛을 잊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와 비슷한 ‘철이에게’는 그런 추억이 사라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선생의 안타까움이 전달된다. 전반적으로 맛이 비슷한 음식들에 길들여지고, 그것이 최고인 양 우쭐대는 모습에......, 다들 맛을 음미한다기 보다는 독특하고 새로운 것에 혹하는 양상으로 음식을 접하게 되니 금세 변해가는 입맛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지.....

 

‘철이에게’는 자연과 어린이의 참모습을 담아내며 글쓰기를 통해 정직하고 진실한 어린이로 키우려한 저자의 흔적이 보인다. 동시 42편은 어린이들이 참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 소망과 자연에서 시작하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책은 어린이들과 포플러, 진달래, 뻐꾸기, 송아지, 산, 비, 아침 등 우리의 자연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살아생전 이오덕 선생은 글쓰기 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의 참 삶을 가꾸고자 했다. 글쓰기를 통해 정직하고 진실한 어린이로 키우려고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평생을 우리 말 살리기, 어린이 문학 활동 등에 힘썼다.

시는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고, 흉내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순진한 마음으로, 가슴으로, 진정으로만 쓸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또한 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도 된다.

 

이 시집을 읽다보면 자연을 사랑하고 어린이를 아끼며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거기다 시는 사실적이며 그림들은 자연주의적이다. 더욱 생생한 시어를 감상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봄아, 오너라’에서부터 희망을 노래한 ‘눈2’ 등 쉽고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들을 읽다 보면 어린이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야 만다.

 

나는 비단 같은 말로 아이들을 눈가림하여 속이는 것이 싫습니다. 빈 말로 손재주를 부려서 시의 기술을 뽐내는 취미에 젖어 있는 것도 참을 수 없습니다. 동시가 사탕과자나 장난감이 아니고, 또 껍데기만 다듬고 꾸미는 화장술일 수도 없고, 더욱 커다란 감동스런 세계를 창조하는 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나로서는 오늘날 이 땅 아이들의 참모습을 정직하고 진실하게 노래하면서 그들의 영혼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책머리에서 이오덕 선생은 이렇게 말했고 책장을 덮는 순간 까지 그 말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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