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재미있지만 왠지 거리감이 있던 게 사실이다. 현재 우리의 언어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복장이 다르기에 이질감을 갖는다.
드라마나 책으로 요즘 많이 소개되는 천추태후, 대(大)고려를 꿈꾼 희대의 여걸 천추태후 가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하다.
책은 만화로 그려져 어린이들에게 교육하기에 딱 좋다.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는 건국 초기 공신의 권력투쟁으로 말미암아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러다 제6대 성종 때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성종의 뒤를 이어 조카인 목종(제7대)이 보위에 오른다. 목종의 어머니는 태조 왕건의 손녀이자 성종의 누이인 천추태후였다.
사실 천추태후와 경종은 사촌지간이었다. 고려 황실은 근친혼이 많았고, 특히 왕족 여성은 왕실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관례였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서 경종은 사촌관계인 천추왕비, 헌정왕비 자매와 혼인하게 된다. 자매가 한 남자에게 시집을 간 것이다.
고려 제 7대 왕 목종의 어머니로 12년 동안 섭정했던 왕건의 손녀 천추태후. 목종 때 정책은 대개 천추태후가 결정한 것이었다. 천추태후는 연인 김치양과 함께 고려를 통치했다.
여기서 김치양을 알아보기위해 고려사를 뒤적였다.
김치양에 대한 기록. (고려사 권127, 반역열전)
김치양은 동주 사람이며 천추태후 황보씨의 외족이었는데 성정이 간교하고 성욕이 몹시 강했다. 김치양은 일찍이 머리털을 깍고 가짜중이 되어 천추궁에 출입하면서 추악한 소문이 자자하였으므로 성종이 그것을 확인하고 곤장쳐서 먼곳으로 귀양 보냈다.
목종이 즉위한 후 김치양을 소환하여 합문통사사인 벼슬을 주었고, 이후 몇해 안 되어 왕의 존중과 총애가 비길 바가 없어 우복야겸삼사사로 되었다. 자택을 300여간이나 되게 짓고 대와 정자, 정원, 연못 등을 지극히 아름답고 화려하게 꾸며 밤낮으로 태후와 함께 놀면서 꺼리는 바가 없었다.
목종이 항상 그를 내보내고자 하였으나 모친을 마음을 상하게 할까 염려하여 단행하지 못했다. 그 후 태후가 아들을 낳았는데 김치양과 간통하여 낳은 것이었다. 그래서 김치양은 태후와 함께 그를 왕의 후계자로 만들려고 기도하면서 대량군을 꺼려 강제로 중이 되게 하고 여러번 죽이려 하였다. 그 후 김치양은 왕이 병석에 누워 있는 틈을 타 정변을 일으키려 하였는데 류충정이 상소하여 고발하므로 왕이 채충순을 불러 밀의한 후 갑자기 대량군을 맞아 오게 하였다. 김치양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며칠동안 망설이고 있었는데 강조가 왕을 폐위하면서 군사를 파견하여 김치양과 그 아들을 죽이고 그 도당을 섬으로 귀양 보냈다. (...)
한국사전은 역사적으로 고증된 자료를 기반으로 재미있는 스토리와 판타지를 가미해 아이들에게 더 없이 적당하다.
고려 7대왕 목종의 어머니로 12년 동안 섭정했던 왕건의 손녀 천추태후. 사라지는 고려의 기상과 정통성을 살리기 위해 유학파 관료들과 당당히 맞서는 천추태후, 자주와 사대의 사이에서 전통과 화풍의 갈림길에서 100년 전 그녀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한 영웅이 나라를 건국하기도 하고 전쟁에 패해서 그 종족 자체가 멸망하기도 한다. 조국을 배신해 적에게 투항한 장군이 있는가 하면 100만 대군을 맞이해 끝까지 싸운 성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역사는 사랑 음모 배신 전쟁 등 놀랍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늘 가득하다.
천추태후는 한국사전에서 방송된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었다. 하지만 책 속의 역사적 이야기는 사실에 가장 입각했다.
이 책을 통해 역사 상식이 늘어날 뿐 아니라, 책 중간 중간에 실려 있는 아사달의 한국사전 교실은 그냥 넘기기 어려운 부분들을 다시 설명해줌으로 오랫동안 잊히지 않도록 했다. 더구나 책 속 부록으로 있는 아사달의 논술교실은 저절로 서평을 쓰게 하고 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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