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였다.
토지 1권이 짤막하게 실린 글을 읽으면서..
'뭐 그리 대단한 소설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정말 짧았다는 것을 토지 전권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1979년 ‘토지’가 TV 드라마로 방영한적이 있다.(1987년 토지는 시흥을 무대로 했다고 한다. 어디쯤인지...)
흑백 시절 보았던 토지의 맛이란....
지금도 문득문득 최서희 환상을 꿈꾼다.
토지가 완간 된 지 벌써 10여년이 넘었다.
처음 18권(현재 23권)으로 만들어진 토지를 외출을 전폐하고 모두 읽어버린 것이 아쉬워
다시 손을 잡으니 21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토지를 접하면,
어린 나이에 조준구에게 만석살림을 다 잃고
맨주먹으로 다시 그 땅을 되찾는 최서희의 신들린 복수가 통쾌하다 못해 가슴이 시리다.
지리산 줄기와 섬진강을 따라 하동군에 위치한 '토지문학관'을 지난 여름 찾았다.
TV에서 보여주는 촬영 현장이며, 최참판댁과 평사리와 이웃마을이 고스란히 재현된 곳.
박경리의 문학적 삶에는 고통과 즐거움이 같이 있었다.
박경리의 경우 이 희비의 편차가 어느 작가보다도 크다.
"나는 슬프고 괴로웠기 때문에 문학을 했으며 훌륭한 작가가 되느니보다
차라리 인간으로서 행복하고 싶다" 는 말을 하곤 했단다.
그만큼 작가가 겪어야 했던 고통의 양과 질은 무한하고도 질겼으리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가슴 뛰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