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은 인천 만석동 달동네의 또 다른 이름이다.
피난민들이 모여 살며 이루어진 이 동네는 인천 달동네 중 제일 오래된 빈민지역이라고 한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써 나간 이야기인데
앞만 보고, 위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이야기는 해피앤딩도 아니고 불행도 없고, 반전도 없다.
그렇다고 "이러자"하는 교훈적 메시지는 더더욱 없다.
다만 가슴에 뭔가를 뭉클하게 한다.
강남의 아파트가 몇 십억이다,
재건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얼마다 하는 이면엔
괭이부리말에서 사는 아이들도 있고.
같은 처지이면서도 그 아이들은 내몰지 못하는 가슴 따뜻한
청년 영호도 있다.
토요일 새벽녘에 이 책을 다 읽고 늦은 아침 잠을 청하는데
아들이 들어와 하는 말,
“엄마, 처음 이사 왔을 때 좋아 했듯이 여기서 오래오래 살아요."
요즘, 이사를 꿈꾸는 내게 던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