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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책방에 가는 기쁨, 책을 사는 기쁨, 책을 읽는 기쁨을 알게 된 세 도깨비들의 이야기 ‘책 읽는 도깨비’를 읽고 새로운 구성의 도서에 찬사를 감출 수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 돈을 좋아해 돈을 모아 땅만 사던 고리짝 도깨비가 책을 사랑하는 도깨비가 되는 과정을 담았던 책의 시리즈인 ‘책귀신 세종대왕’은 ‘책을 밥보다 더 좋아하고, 책을 먹으며 책 맛을 알게 된’ 두 책 귀신의 이야기다.
장난꾸러기에 놀기 좋아하던 막둥이 왕자는 어느 날 ‘평강일기’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보아 왔던 책들과 달리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진 막둥이는 방에만 틀어박혀 책을 익고 또 읽고,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에 빠진다는 설정... 막둥이를 ‘책 귀신’으로 만든 것은 바로 평강일기 속 바보와 평강공주 이야기다.
오래 전 숲속에 살던 가난한 나무꾼은 마을에서 소문난 바보다. 그런데 어느 날, 공주가 찾아와 바보에게 청혼을 하고는 그에게 글을 가르친다. 글공부가 어렵기만 했던 바보는 책을 불에 태워 그 재를 마셔 가며 ‘책 맛’을 알게 되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기쁨에 점점 책읽기에 빠져든다. 그렇게 막둥이와 바보는 책 귀신이 되어 가며 동심의 세계에서 가질 수 있는 기발한 이야기들이 꼬리를 문다.
‘책귀신 시리즈’는 책을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웃음을, 책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무시무시한 마법을 선물한다. 바로 ‘책과 절대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마법인 셈이다. 책 귀신의 마법에 빠지면 어떤 어린이라도 책을 읽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왜냐하면 ‘책 속에 길’이 있기 때문에…
또 이 책은 중간중간 한자풀이를 넣어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공감 가는 부분이 꽤 많았다.
“세상 만 가지 일을 하려면만 권의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부모가 생저에 게시거든 먼 길을 떠나지 아니하며 먼 길을 떠나되 반드시 가는 곳을 알려야 한다.”
“배 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 입고 일 없이 한가롭고 편안하게 지내면서 단지 그것뿐으로 교육이 없다면 그런 사람은 짐승과 다름이 없다”
온달은 바보라고 놀림 받았지만 공주를 만나 글자를 깨우치고, 책을 불에 태워 그 재를 마시며 책을 읽었으며 세종은 왕자, 임금인데도 책을 밥보다 더 좋아하며 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렇게 책 귀신이 된 온달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장군이 되엇으며, 세종은 책을 읽은 ‘창상력’(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나라의 글을 만들고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 어진 임금이 되었다. 책 맛에 빠진 사람들의 훗날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대학생인 우리 아들도 이런 책 맛을 알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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