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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서평]쏘 핫 캘리포니아

by 칠면초 2009. 5. 12.

 

 

 

대한민국 국민 중에 주말저녁에 방송되는 무한도전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이곳에 가끔 등장해 미모와 재치를 발휘하던 여자 ‘김태희’ 그녀는 2년 전만 해도 잘나가는 예능프로 구성작가였다.

 

얼굴 되지~, 몸매도 되지~, 흔한 말로 퀸카라고 꼽히는 능력 있는 구성작가인 그녀가 뭐가 아쉬워 한창 잘 나가는 29 세의 나이에 예능프로 간판인 ‘무한도전’을 박차고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났을까? 남들 하지 못한 봄 여름 가을 겨울 즉, 1년을 보내고 돌아와 책을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을 말한다. ‘두려움이 없다’라고... 여행은 그녀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다. 두려운 것 없이 일단 뛰어들고 보는 단순함! 무슨 일이든 끝장을 보는 열정! 어떤 일이든 즐겁고 스펙타클하게 지낼 수 있는 여유와 긍정적 사고 말이다.

 

그녀는 책 속에서 말한다. 서른이 되기 전에 20대로서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새로운 목표와 열정을 다잡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고. 29살을 보낸 내 생각으로 그녀의 1년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여진다. 내 젊은 20대엔 왜 이런 열정 없이 살았을까 후회도 되고,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추억을 만든 그녀가 한없이 부럽기도 하다.  

 

‘쏘 핫 캘리포니아’는 김태희 작가가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1년을 회고하는 에세이면서 독자에게 최대한의 정보를 담은 여행서이기도 하다. 책 소개에도 있듯이 미드보다 더욱 미국을 잘 설명하고 재있는 소개서다. 구성작가 다운 톡톡 튀는 글 솜씨는 무한도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을 정도로 박장대소를 하게 한다. 또 그녀만의 생생한 정보 앞에 나도 ‘가고 싶다’라는 강열한 욕구가 일어나다.

 

그뿐 아니다. 그녀 사고와 같이 톡톡 튀는 일러스트들로 볼거리를 준다. 여행 중에 겪은 다양한 페스티벌을 엿보는 것도 훌륭한 재미다. 영화나 책으로 접하던 막연한 미국이 어느 새 코앞에 다가 온 기분이다. 알지 못하는 미국세계는 그녀 말처럼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다.

 

 

 

책을 읽다가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지만 놀라운 부분들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레즈비언에게 하룻밤 같이 보내자는 얘길 들은 김태희 작가.

"아 유 크레이지? 아임 낫 이지걸! 아임 디피컬트!!!" 해주고 싶었으나, "Sorry. I'm busy."라고만 말하고 도망쳤다는 얘기에 얼마나 웃었던지. 란제리 파티나 할로윈 파티에서의 사람들 구경, 개벼룩 이야기 등 모든 이야기가 새롭고 즐겁고, 놀랍다!

 

내용은 사실 충격적이고 새롭고 하지만 실제 미국에서 이 시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접하면서 미국의 문화 속에 풍덩 빠질 수 있도록 글을 쓴 작가의 글 필에 놀랄 뿐이다. 29세의 나이에 더 큰 세상을 만나고 싶다는 작가. 그녀는 말한다. "인생은 나이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과 열정의 결핍으로 늙는 것이다. 자신을 냉소와 증오와 오기 속에 가두어두면 20세의 늙은이가 될 것이고, 경이로움에 대한 찬미, 미래에 대한 자신감, 삶에 대한 환희를 간직하면 80세의 젊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 그녀는 말한다. 캘리포니아에 대한 환희가 뼛속 깊은 곳을 후벼 파 자리 잡고 있는 내 인생 나이는 대략 18세쯤(229P)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