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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어내는 불교 입문서'라는 책 소개에 걸맞도록 책은 솔직하고 쉽다.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종교서적처럼 어렵거나 사상을 독자에게 주지시키는 내용이 아닌 누구나 경험했을 이야기를 짧은 수필 형식을 풀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하룻저녁 읽고 나서 던져버릴 만큼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음도 사실이다. 책을 펼쳤을 때, 처음 선과 악에 관한 기독교 교리가 등장 하는 부분도 약간 의아해 다시 읽기를 수차례... 그래서 과연 하룻저녁에 읽을 수만은 없단 생각을 다시 가졌다.
이 책의 내용인 즉, 선과 악의 열매로 인간은 악을 가지게 되었고 그 악의 결과 우리는 고해 속에 산다는 논리다. 기독교와 불교가 분리가 된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있는 설명에 무릎을 치고 말았다. 하지만 종교적 차이를 버릴 수는 없다. 선과 악의 열매로 기독교에서 옳음과 그름을 가르쳤다면 불교의 붓다는 시비분별을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옳은 것이 상대에게 그른 것일 수도 있고 내가 그른 것이 상대에게 옳을 수도 있단 이야기다. 불교 교리가 던져주는 ‘소리 없는 소리’란 이런 거로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또 있다. 책의 중반쯤인 ‘마음 쓰는 법’ 부분에서는 ‘선도 행하지 말고 악도 행하지 마라’고 치우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좋다 나쁘다란 분별을 피하라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분명히 밝게 깨치라’ 즉 우리마음의 시비분별을 버리란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또한 마음의 씨앗은 언제가 싹을 틔우게 되며,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린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쉬는 시간 비는 시간 눈을 감는 순간 “나는 내 마음에 어떤 씨앗을 품고 있을까?” 내게 되묻게 되곤 한다.
이 책은 예화를 곁들이며 불교 교리를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 스님이 조주선사에게 말했다. “오래도록 돌다리에 대해 들어왔으나 와서 보니 외나무다리만 보입니다” “그대는 외나무다리만 볼 뿐 돌다리는 보지 못하는 구나” “무엇이 돌다리 입니까?” “건너 오너라 건너 오너라” 조주가 다시 말했다 “나귀도 건너고 말도 건넌다”(170p) 단단하다는 믿음을 가르치고 있다. 무조건 믿는 믿음..참 중요한 것 아닌가.
이 책은 왜 인간의 세상은 고통이며 그 고통의 세계에서 해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주제다. 시비분별을하지 않을 때 우리는 고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소리치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골짜기도 텅 비어있고 메아리도 텅 비어있다.누가 욕하고 비난하는 소리도 빈 골짜기에 울리는 메아리처럼 텅 빈 것이다. 빈 메아리로 더 이상 고독해 지지 않기 위해 이 책을 다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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