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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용재씨는 딸과 함께 여행한 기록이 많다. 이번 출판한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도 부제가 딸과 함께 읽는 답사여행기다. 조선 시대에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간 19명의 선비를 만날 수 있다.
예전 어떤 친구가 자여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꼼꼼히 기록하는 걸 본 적 있다. 그 친구 왈,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만큼 즐겁다”라는 지론을 편 적이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한 나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었다. 이번 이 책을 받아들고 자심 그 친구를 추억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주변에 가까운 곳에 건축물과 유적지가 있더라도 누가 무슨 일을 겪은 곳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른다면 나와 무관하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을 짚어준다.
독특한 글쟁이의 눈으로 본 조선 선비들의 모습을 통해 교과서 속 역사 인물들을 살아있는 생생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다. 어라, 가까운 곳에 이런 역사 현장이 있었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친절한 답사여행 가이드이기도 하다. 방학동안 자녀와 함께 길을 떠난다면 훌륭한 가이드 북이 된다. 대개 부모들은 아이들과 역사 현장을 찾더라도 배경 지식이 부족해 아이들 앞에서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딱딱한 교과서로 배운 역사 인물로는 흥미를 잃기 쉽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들이 책 속 유적지를 찾아갈 때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주변에 있는 역사 현장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해준다.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책이 소개하는 선비들을 서울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딸과의 대화가 구어체 그대로 기록되어있어 마치 옆에서 동행에 참여한 듯한 느낌이다. 지은이는 딸과 대화하면서 고전과 역사, 건축 관련 지식도 함께 전한다.
그렇다고 알맹이가 없이 대화만 수록된 건 아니다. 한시와 4자 성어를 틈틈이 설령한다. 또 유배지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는지, 한자로 적힌 어려운 벼슬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한옥은 왜 위대한 건축물인지 등을 알려준다.
책에 나온 곳들은 대부분 잘 알려진 곳일 뿐 아니라 자주 지나치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 지역만 살펴보더라도 압구정, 망원정, 청룡사, 사육신 묘, 청권사, 새남터 등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역사적인 인물이 거쳐 간 건축물과 기념물이 숨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 영월에서 래프팅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곳에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잠시 시간을 내 마음의 휴식을 얻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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