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을 설득해 F학점을 철회시키고 싶다면? 부동산 중개업자를 설득해 1억 3000만원짜리를 1억에 계약해야 한다면?
이렇듯 우리는 늘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살아간다.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배우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친구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설득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진실성이 가득 담긴 말을 늘어놓아도 상대방을 수긍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특별히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지 않은데도 상대방을 쉽게 설득하고, 어떤 사람은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실패하고 만다. EBS에서 16명의 도전자를 모집해 '한국형 설득의 비밀'은 무엇인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교육과 실험을 진행했다. 이 책, <설득의 비밀>은 누구나 설득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방송에서 진행했던 내용뿐만 아니라 방송에서 빠진 이야기, 충분히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두 담고 있다. 설득에 도전한 도전자 16명이 미션을 수행하고 훈련을 받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설득의 방법들을 알려준다.
특히 '서양에는 서양인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에게만 통하는 '한국형 설득'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간과한 채 단순히 서양의 기법을 흉내 낸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형 설득은 우리의 문화와 관습에 어울리는 설득 방법이다. 즉 간단한 식사나 술자리를 빌어 인간적으로 친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는 이른바 '끼리끼리' 전략에는 동질감과 동료의식을 존중하는 우리의 문화가 깔려 있는 것이다. 또 어떤 문제이건 한가하게 여유를 부릴 것이 아니라 간단명료하면서 즉각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빨리빨리' 전략에는 철저한 데이터 준비와 빈틈없는 계획이 갖추어져 있어야 빛을 발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이미 티비로 시청을 했지만 그 감동을 삭힐 수 없을 정도로 책의 내용은 알차다. 특히 기본의 설득서라고 제시된 외국도서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는 방식의 설득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공감을 이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내 경험과도 같은 현장감 넘치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마치 16명의 도전자가 된 듯, 독자 스스로 설득 상황을 경험하게 하면서 설득의 원리를 익히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터득한 것이라면, 설득은 애원과 다르며, 상대방을 속이거나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비밀, 즉 상대가 대화에서 70%의 점유권을 갖도록 하라는 7:3의 원칙을 제시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마음을 포기하는 순간, 설득이 시작된다’는 역설을 통해 설득의 정의가 흥미롭다. 영업이나 협상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태도의 문제로, 결국 인간을 사랑하는 기술로 확대된다는 경영 MD 장선희씨의 말은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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