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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대한민국 오지캠핑장

by 칠면초 2011. 6. 15.

 

 

밤이 조용히 깊어갈 때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개구리 보다 목청이 높고, 빠르면서도 가볍다. 곽곽곽곽, 하는 애잔한 울음소리가 밤을 흔든다. 순간,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가는 세월의 막막함과 아득함이 느껴진다. 개구리 울음 특유의 야생성 때문인지 청개구리와 실내에 있는 나와의 거리가 사뭇 멀다.


이사 온 집은 뒷산을 배경으로 앞 들판 끝에 있다. 집 앞엔 호수로 흘러가는 도랑물이 있고, 도랑 건너엔 논이 있다. 생태공원이라고 하는 곳이다. 물이 넉넉한 곳이어서 논마다 물이 흔하다. 무논을 갈고 써레질을 하고 모내기를 하고 나면 논은 더 이상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다.


그 후부터 무논은 개구리들 차지다. 그들은 해가 떨어지고 이슬이 내리면 울어대기 시작한다. 반딧불이가 어룽어룽 날아다닐 때면 개구리 울음 때문에 고단한 논벌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언젠가 여행지에서 찾아 맘에 들었던 고장이다.


“하루하루를 캠핑 온 듯 살아가요” 아는 사람을 만나면 빠트리지 않고 하는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즐거운 것이 여행이다. 특히 오지 여행을 하며 자연과 순수하게 만주하는 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평년 기온을 웃도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그 어느 해보다 빨리 다가온 여름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덩달아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는 시기도 빨라진 듯하다. 초보가 떠나도 쉽게 찾을 만한 장소를 소개하는 ‘대한민국 오지 캠핑장’을 펼치면 이미 우리나라 전국을 찾은 기분이다.


이 책은 매주 캠핑을 떠나는 두 캠핑 마니아(성연재 ․ 연합뉴스 편집국 사진부 기자, 채경규 ․ '지지가든' 네이버 블로그 운영)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초보 가족 단위 캠퍼들을 위해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오토 캠핑장에서부터 야생의 캠핑을 만끽할 수 있는 고수들을 위한 캠핑지 101곳을 담았다.


캠핑장 주소, 캠핑료, 수용능력, 바닥상태와 배수상태 등 캠핑에 필요한 캠핑장 정보는 물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대체 캠핑장 소개와 주변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까지 알차게 담아, 즐거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친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캠핑장마다 오지성과 난이도를 별점으로 평가해놓았다.


오지성은 문명세계로부터 캠핑장이 얼마만큼 격리되어 있는지를, 난이도는 해당 캠핑장에서 편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또 각 캠핑장마다 찾아가는 방법과 즐길거리, 볼거리는 물론 수용능력과 추천 계절, 캠핑료, 화장실ㆍ샤워장 유무, 바닥과 배수 상태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요즘 캠핑인구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캠핑은 온 몸을 자연 속으로 던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펜션이나 호텔 등에 묵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밥을 짓거나 책을 읽어도 숲 아래에서, 놀이를 해도 강 옆에서 한다. 그야말로 자연과 하나 되어 공짜로 즐기는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 전국에 내로라하는 캠핑장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지 못할 정도로 붐비고 있다.


이 책을 마주하면 도심에서 떨어진 전국 방방곡곡의 오지 캠핑장을 영남권과 호남권, 충청권, 강원권, 수도권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가족 단위나 초보 야영객을 위한 오토 캠핑장부터 고수 야영객을 위한 비박(텐트 없이 야외에서 잠을 자는 것)캠핑장까지 다양한 캠핑장의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