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특별한 책으로 사색의 가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책표지에는 ‘실패할 자유와 자유로울 권리를 이야기’한다지만 누구나 실패를 자유로 말항 수는 없으리라. 그런데 이 책을 열고 있으면 그 실패조차 아름다움으로 물들여져 휴일에 고추 말리는 것도 잊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출판사 나무[수]에서 출간한 ‘내 심장이 말하는대로’는 젊은 예술가 16인의 무수한 좌절과 치열한 고민, 작업 들은 13파트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경험을 토대로 그려진다.
우주와 인간의 시공간에 아름다운 별이 존재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소통과 희망의 별은 존재한다. 밤하늘의 별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내일과 화려한 성공 신화에 갇힌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 하라'고 응원한다.
포토그래퍼 하덕현, 뮤지션 김미나&백정현,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_ 여행작가 변종모이야기 그리고 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거다_ 만화가 김풍, 예술은 사랑이다_ 디렉터 유기태 등 이들의 이야기는 '젊어서 꼭 해봐야 하는 리스트'에 대한 힌트를 알려준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성장과 작업을 한 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았다.
책의 편집방식도 이색적이어서 마치 내가 인터뷰 하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는 기자이며 글의 주인공들은 취재원인 셈이다. 공통된 점은 마지막 부분에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특별한 공간을 소개한다는 부분이다. 낯설지만 독자들에게 친근감 있도록 다가선다.
저자는 모든 주인공들에게 여행이라는 관점을 빠트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떠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거나 간신히 부여잡고 있는 생활권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삶인 줄 알면서도 인생의 대부분을 남들처럼 이라는 말로 자신을 제어하고 다스린다. 삶의 터전이 꼭 대도시일 필요는 없는데 도시에서의 삶을 버리면 큰일 날 것 같은 위기의식에 한번쯤은 젖어봤을 것이다. 인생에는 어떤 정답도 없으니 각자 자신의 깜냥대로 살아가겠지만 권태롭기 짝이 없는 동그란 원 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기분은 그다지 유쾌한 감정은 아니다’ (93P)
그렇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삶에 전문가들은 이렇게 충고한다. 지금부터라도 인생 계획을 세우라고. 현재 생각하는 60세 이후의 모습을 자신의 수입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말이다. 서울 인근에 별장을 지어 놓고, 주말에 자식들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노후 말이다. 한 달에 최소 한 두 차례 부부와 함께 주중 골프를 즐기고, 일년에 한 차례 정도 해외여행이라도 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아파트 문을 나서며 맞닥뜨리는 생태공원이 더욱 축복임을 깨단데 한다.
누구인들 젊은 날 비상을 꿈꾸어보지 않을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되지 않는 꿈은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그저 한낱 이상일 뿐이라고 밀어두고 뒤돌아서야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207P) 마치 나를 향해 던지는 이 글은 오래도록 내 심장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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