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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서평]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던 것들

by 칠면초 2011. 9. 28.

 

 

방황하던 20대 때 자주 들리던 종로1가의 고전음악감상실 ‘르네상스’는 청춘의 열병과 상처를 치유하던 공간이었다. 물론 지금은 사라진 공간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1층은 서점이었고, 2층은 커피에 계란을 넣은 모닝커피를 팔던 ‘희’다방이었던 생각이 난다. 3층은 통기타가수들이 출연하던 다방이었으나 상호가 가물거린다. 4층에 위치한 르네상스에 들어서면 암막 커튼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뮤직박스 벽면을 가득 채운 LP레코드 원판과 곡명을 적은 작은 칠판이 있을 뿐, 장식 없는 단조로움이 아늑하고 편안했다. 예민하던 시절, 조그만 일에도 상처를 받으면 그곳을 즐겨 찾았다. 음악은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까지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삶은 더욱 버겁고 급기야 우울증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늘 상처를 주고받는다.


어떤 이는 상처에 넘어지고, 어떤 이는 그것을 넘어선다. ‘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던 것들’은 유명인들이 겪었던 상처를 소개하고 상처에 대처하는 법을 설명한다. 때로는 인생이 주먹을 휘두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삶은 상처로 점철돼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를 아프게 하는 상처에 제대로 대처하고 우리의 내면을 돌보는 법을 일러준다.


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던 것들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라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큰 상처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상처가 아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속의 상처다. 현재 아무리 많은 권력이나 재산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마음 속 깊이 숨겨두었거나 자신도 모르게 생긴 상처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열게 한다. 역사 속의 수많은 인물들, 저자가 인터뷰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저자에게 온 수만 통의 이메일에서 엄선한 사례들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가장 상처받고 여린 마음이 어떻게 아픔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가? 가장 큰 상처가 어떻게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가? 어떻게 내게 상처 준 세상과 나 자신을 용서할 것인가? 자신과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영혼의 고통을 간직한 우리들에게 상처의 강을 건너는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


책은 세 개의 구성으로 엮어졌다. 가장먼저 '무엇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가?' 부문에서는 저자가 상담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어린시절 상처와 노인이 되어서 배제당하는 소외감등을 들려준다. 사소한 일들이 의외로 큰 상처로 남아 오랫동안 치유되지 못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어느 누구도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는다.


두번째 장에서는 ‘어떻게 상처를 다룰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가장 쓰라린 상처에 가장 커다란 재능이 숨어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처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강한 추동력 중 하나다. 상처는 인생의 과제가 숨어있어 살아가며 차츰차츰 그 심오한 의미를 찾아 가면 아름다워 질 것이라 위로한다. 상처를 대처하는 많은 사례 등을 통해 대리만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지막 장은 '나와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기술'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라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우리 머릿속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생각도 있지만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생각도 있다. 둘 중 어디에 힘을 실어 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다. 누구도 우리를 대신하여 선택해 줄 수 없다. 책장을 덮으며 이런 글귀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머물렀다.


감정을 조심하라. 감정은 생각이 된다. 생각을 조심하라. 생각은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말은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행동은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습관이 성격을 형성한다. 성격을 조심하라. 성격이 인생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