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삼매경

[서평]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by 칠면초 2012. 3. 26.

 

봄이다. 나는 나무를 통해 봄을 느낀다. 겨울 동안 거친 바람에 까칠한 나무들이 바람을 맞으면서 봄을 맞는다. 나무가 봄을 어떻게 맞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나뭇가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봄을 준비하는 나뭇가지는 겨울과 달리 힘이 넘친다.

 

삶이란, 나무와 같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며 어쩌면 내성이 더욱 강해져 청춘이었을 때보다 강인한 내구력이 생기고 있다.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은 이러한 인생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준다. 지금부터라도 인생 계획을 세우라고. 현재 생각하는 60세 이후의 모습을 자신의 수입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후를 생각하지 않을까. 서울 인근에 별장을 지어 놓고, 주말에 자식들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노후 말이다. 한 달에 최소 한 두 차례 부부와 함께 주중 골프를 즐기고, 일 년에 한 차례 정도 해외여행이라도 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저는 56세라 예전보다 몸이 더 아프고 쑤시지만, 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결정하고 머리 쓰는 일을 즐기게 되었어요. 젊었을 때는 그토록 스트레스 받던 문제도 명쾌하게 해결책을 찾아내죠. 한 해가 갈수록 행복해진답니다.(15P)

 

나이가 많을수록 더 행복해지고 스트레스가 적다고 한다. 인생후반은 자신이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62세 한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수록 삶이 더 좋아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표현한다. 파릇파릇 여린 새싹이 돋아나는 봄은 어린 시절, 더운 여름은 심장이 뜨거운 청년의 때, 열매를 거둬들이는 가을은 중년,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겨울잠에 드는 겨울은 노년으로 여긴다.

 

그러고 보면 각기 다른 색깔로 물들어가면서 꽃피는 봄보다 어쩌면 더 화려하고 빛나는 가을이야말로 노년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계절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보상은 인생 후반기에 주어진다. 죽음이 가까워 올수록 권력과 돈이라는 신기루는 희미해지고 가장 마지막에 있던 것이 가장 중요한 자리에 온다. (30P)

 

나이가 든 부부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은 언제나 깊은 울림을 준다. 편안한 우정과 조화를 이루는 그들의 걸음걸이, 침묵가운데 깃든 다정한 몸짓에 나는 시선이 끌린다.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함께 있는 기쁨을 음미하며 몸짓으로 축하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48P)

 

나는 아무도 아니에요! 당신은 누구시죠? 당신 역시 아무도 아니라고요? -에밀리 디킨슨-

아침에 도토리를 심고 오후에 도토리나무 그늘에 앉기를 바라는 것은 한심한 짓이다. -앙투안트 생땍쥐베리-

행복해서 감사하는게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온다. -수도사 데이비드 스테인들라스트-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니라. -전도서 7장 4절-

우리와 신을 갈라놓는 두 개의 장벽이 있으니 바로 건강과 안전이다. -수피교 격언-

궁극적으로 남을 구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구할 수 없다. 남을 지켜주는 것이 삶의 첫 번째 법칙이다. -마틴 루터 킹-

자비심은 생명력을 불러온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데 급급하면 정신이 고갈되는 반면 다른 사람의 삶을 도와주면 공허한 마음이 계속해서 채워진다.(90P)

인생의 마지막을 위해 처음이 존재한다. -로버트 부라우닝-

 

오랜만에 손에 들은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이라는 수필집은 읽는 동안 내내 새로운 삶의 동기를 마련해 주고 있었다. 책에서 말하듯, 살아가는 동안 많은 것이 우리를 슬프고 힘들게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은 살아갈수록 더 좋아진다는 것을...이런 고백이 나오길 바란다.

 

 

'독서삼매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0) 2012.04.14
독도일기  (0) 2012.04.01
[서평]백년후愛  (0) 2012.02.29
스테이크 스테이크 스테이크  (0) 2012.02.27
사무라이 김충선  (0) 201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