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녀의 두 번째 책이라는 점에 놀랐다. 어찌 보면 그다지 관심 없던 연예인 현영에서 유현영이라는 여성을 조금 더 알게 된 순간이었다.
우연히 그녀가 재테크를 잘해 상을 받았다는 말도 흘려들었던 나에게 현영이 어린이들에게 전해주는 경제 이야기는 참 쉬웠다. 하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 쉬운 경제 습관을 오래도록 실천한 현영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티비에서 “책을 읽다가 잠드는 습관이 있을 정도로 독서가 취미다”라고 말했던 그녀가 생각났다. 흔히 독서가 취미라면 웃어버리고 말았지만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현영이 어떻게 어린이 책을 펴내게 되었으며, 똑똑한 경제 습관에 대해 과연 어떤 얘기들을 우리 어린이에게 풀어낼지도 내심 궁금했다.
그런데 책장을 열고 몇 장을 넘기는 순간, 현영이 옆에 앉아 어린이들에게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듯 문체가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했다. <현영 언니가 들려주는 똑똑한 경제 습관>에는 어려서부터 길러야 할 똑똑한 경제 습관뿐 아니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이 속속 들어있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들은 어른이 되어도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각 장의 끝에는 <존경받는 부자들에게 배우는 10가지 생활 습관>과, <세상을 배우는 알짜 경제 지식>, <평생 재산이 될 지혜의 말말말> 등의 부록 페이지를 두어 읽을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또한 몸은 꿈을 펼칠 그릇임을 강조하면서 쑥쑥 키를 자라게 하고, 날씬하고 균형 잡힌 몸을 가꿔 주는 요가 동작들을 소개, 현영과 함께 따라 해 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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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알뜰한 엄마에게서 철저한 가르침을 받으며 근검절약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 이야기며, 초등학교 시절 꼬박꼬박 용돈 기입장을 쓰게 된 추억과 첫 용돈을 받은 이후 아껴 쓰기와 쪼개 쓰기에 이어 3만원의 용돈 중에서 5천원을 저축하게 된 이야기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대학 등록금과 용돈을 벌기 위해 치렀던 아르바이트 이야기에서는 “세상에!” 하는 감탄사가 나오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영은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연스럽게 경제 습관을 전해주고 있었다. 아빠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로 악착같이 모았던 거금 5,000만원을 선뜻 부모님께 전해 준 이야기에서는 효녀심청을 떠올렸다. 그녀가 해왔던 아르바이트는 참 많았다. 에어로빅 강사와 슈퍼 모델을 거치는 동안 야무지게 돈을 모았고 또 전문가 못지않은 재테크 실력을 키워 온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누구나 꿈을 이루고, 성공을 하고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영의 솔직한 이야기들은 연예인의 경험담을 듣는 호기심과 재미를 넘어 어느새 따뜻한 감동 같은 것을 진하게 남겨준다. 요즘은 연예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들의 몸가짐은 원하던 원치 않던 공인 수준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보자면 현영의 재테크는 어린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겉으로 화려하던 그녀를 통해 절약과 저축을 알게 되는 어린이들은 세 살 버릇을 배우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다시 곱게 포장을 했다. 10 살배기 조카에게 새해 선물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