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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스크랩] [서평] -한류와 한사상

by 칠면초 2009. 2. 20.

한류라는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매체에서 종종 들린다. 얼마 전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배용준 금화가 우리 돈으로 무려 1600만 원에 팔리며 매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류, 韓流. 참으로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대중문화의 지평에서 폭발한 한류를 논리와 사상, 역사와 신화, 문화와 예술의 각 영역별로 나눠 15편의 논문으로 만든 ‘한류와 한사상’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의미 있는 문화 코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누구나 알듯이 한류의 ‘한’은 우리 민족을 가리키기도 하고 우리 민족의 핵심적인 정서인 한을 지칭하기도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20가지 이상의 뜻이 들어있다. 말하자면 모든 것을 하나로 포괄하는 카오스모스적(chaosmos)인 개념이다.

 

한류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세 개의 한류문화를 소개한다. -한류에는 세 가지 사례가 있다. 첫째 남의 문화를 흉내 내어 제 3의 나라에 수출하는 징검다리 문화, 둘째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제3의 나라에 수출해 갈채를 받는 경우, 셋째 우리의 고등문화를 세계여러나라로 수출하는 경우이다-(21p)

 

이런 점에서 우리 문화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여전히 세계 속으로 동심원을 확장해 가고 있는 한류는 이제 겨우 그 첫 소리를 울렸을 뿐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많은 하류스타들 또한 척후병 한두 명이 정찰을 나간 셈이고, 이제 뒤이어 선발대가 나갈 것이며, 본진은 아직 출발선에 서지도 못한 셈이라고 말한다.

 

김상일 교수는 ‘한류’가 단순히 대중문화 수준의 문화산업을 위한 장식품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유유하게 이어지고 있는 ‘한문화’의 ‘세계화, 보편화’라는 출발점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뒷받침하고자 한다.

김상일 교수는 ‘한사상’이라는 용어를 우리 학계에 처음으로 선보이고, 이제 어엿한 학술 용어로 자리 잡게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또한 박성수 교수의 한류의 역사적 배경은 한민족 고유 사상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맥을 구체적인 자료를 통하여 짚었다. 또 일본으로 건너간 화랑도를 통해 고대의 한류로 돌아가도록 했다. 로 일본 속의 한국 불교, 단군문화 등을 살펴보았다.

 

-놀라운 것은 일본에도 화랑도가 건너가서 일본문화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한류는 이미 1천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본으로 건너간 화랑도는 일본에서 더 오래 계승되어 일본문화를 만들어낸 일이다(213P)-

 

한편으로 이 책 자체가 그러한 학술적 뒷받침 작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연구 논문들은 국내에서가 아니라 미국에서 발표되었거나 발표될 예정인 논문들이다. ‘한류’와 ‘한사상’이 단지 ‘국내용’ 용어가 아니라 세계사적인 지평 위에서 논의되고 사용되고 향유되어야 할 문화임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김용환 교수는 단군사상과 한류에서 21세기 문화 조류를 형성하는 데 있어 한국인은 단군사상으로부터 이어져 오는 정신적 맥락으로서 중국인·일본인과 구별되는 독창성과 정체성을 갖는 한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군사상은 한국인의 주변과 중심의식이 두루 반영되어 있으며 한 마음의 빛에서 점차 주변의 어두움으로 확산되는 사유의 열 개를 반영한다. 한빛 중심 사상이 지배하면 밝은 기운이 뻗지만 변방을 의식하고 주변의식이 지배적이면 세월의 무게와 함께 어두움의 한으로 드러난다.(85)-

 

허호익 교수는 한중일 신관 비교를 통해 본 환과 한국 기독교에서 단군신화의 신화 속에 한·중·일 삼국의 신관이 나타나 있으며 공통된 신관의 원조는 한국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10명의 교수들이 밝히는 한사상은 무의식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 그것은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현상으로 정의했다.

오랜만에 쉽지 않은 한류라는 문화에 대한 정의를 교수들의 논문을 통해 접하며 얼마 전 가수 ‘비’를 키워낸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은 “한국 문화상품에 한류라는 국가 라벨을 꼭 붙일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한류의 정체성에 반기를 들고 나왔던 기사를 떠올렸다.

 

박진영 씨가 문제 제기를 한 후 이에 대한 비판, 그리고 비판의 비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만큼 한류라는 문화가 쉽게 한단어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컨대 무의식은 신체부위에 고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꿈의 경우와 같이 해독 할 수 없는 표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류와 한사상은 현재 시점에서 각기 다른 모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 아닐까?

출처 : ♥독서클럽♥
글쓴이 : 칠면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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