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걸어라(Walk in a Relaxed Manner)
왜 달려야 하는지도 모른 채 달리고 있다. 옆에서 모두 달리니까 달린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왜? 안 달리면 불안하니까!
잠시 쉬는 것조차 불안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 삶이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왜 살아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자신의 삶에 대해서 그 의미를 담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이성을 가진 존재로서
의미와 가치를 가지게 하는 것이련만
바쁘다는 이유로 생각이 없다. 아니, 생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조금 편할지 모를 일이다.
어느 날 손에 들려진 책, 그것이 ‘느긋하게 걸어라’였다.
하지만 역시 바쁘다는 이유로 몇 개월이나 사무실 책상위에 놓인 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해서, 추석 연휴 첫날 아침부터 밤까지 꼼짝도 않고
주인공 럽과 톰이 걷는 길을 함께 걸었다.
조이스 럽은 수녀다. 그와 카미노의 길을 함께 걸은 주인공 톰은 목사다.
60세의 수녀와 69세의 목사가 동행을 하면서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의 북부 고원지대를 지나 서북쪽 끝 산티아고까지 장장 800km의 거리를
약 7주간에 걸쳐서
순례의 길을 걸으며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모은 글이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소유, 고독,
그리고 지나는 길에서 접하게 되는
사물들, 풀, 나무, 그늘, 우물, 새, 야생동물, 돌멩이, 벤치, 바위, 바람, 비, 진흙길,
순례자는 비로소 그것들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 의미를 발견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내려놓아야 할 것,
돌아보아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
그리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것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된다.
인생을 살만큼 살아온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걷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관계와 만남,
주어진 모든 사물에 이르기까지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들이 순례의 길을 걸으면서 “삶은 더 단순해지고 생각은 더 명료해진다.
마음은 두고 온 것에 대한 집착을 잃고, 현존하는 것의 아름다움에 더욱더 공명하게 된다”고 남긴다.
순례의 여정이 힘든 만큼 그들은 내려놓음에 대한 특별한 깨달음을 고백한다.
“무엇이든 귀한 것일수록 움켜쥐지 말고 그것을 든 손에게 감사함으로 펴라.
그럴 때 삶은 훨씬 순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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