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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서평-'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를 읽고

by 칠면초 2008. 12. 8.

 

  

 

얼마 전 호스피스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성당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서는 순간

‘죽음의 품위를 지켜주는 곳’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경건해지려고 하자 담당 수녀님의 밝고 맑은 음성이

“이곳에 오면 조용하고 엄숙하리라고 대부분 생각하시죠. 그런데 안 그래요. 늘 밝게 웃고 장난치고 생일 파티도 하거든요”라고 들려주었다.

 

웰빙과 웰엔딩은 단절돼 있는 게 아니라 상호 연결돼 있다.

이러한 기억을 더듬으며 손에 잡은 책 ‘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는

그동안 내가 꿈꿔오던 모든 이야기들이 정돈되는 느낌을 주었다.

 

우리의 정년이란 결국 나와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준비였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봉사자들 하는 말이 '죽음을 연습한다'고 했다.

엽습 없는 실전은 늘 위험을 도사리게 한다.

정년에 대한 대비도 충분한 주비가 필요함은 두말이 필요 없다.

 

정년퇴직과 함께 우리는 또 하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이 후반부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알아둬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이러 고민을 한두 번 안한 사람은 없다.

 

‘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는 25년 동안 3천여 명의 정년 퇴직자들을 만나 그들의 실제적인 삶을

취재했기에 남 이야기 같지 않은 현실감이 있다.

 

    

 

행복한 정년의 기본은 ‘타인 본위’가 아닌 ‘자기 본위’다.

이제 더 이상 남의 시선에 따라 움직여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그리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을 가라고 용기를 준다.

 

‘홀로 떠나는 여행’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을 창출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다른 매력적인 생은 바로 귀농으로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생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새로 직장을 구해 일하는 것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가장 마음에 닿았던 대목은 ‘배움을 즐기자’는 3장의 이야기다. 실제 시니어들이 모여 배우는 곳은

찾기만 하면 도처에 있다. 이곳에서 어릴 적 재능을 다시 되살리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배움을 이용해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보라고 책은 격려한다.

 

이 책은 가족을 너무 의지하지 말아야할 부분들과 지역사회에서 직장 생활하는 동안 둘러보지 못한 부분을

찾아 친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 병(病)을 물리치려 하지 말고 병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라고 저자는 직언한다.

자신이 이 땅을 떠난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 이 세상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머릿속에 그리며 이 땅을 떠나는 것도 이 세상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이 책을 읽으며 리허설이 아닌 NG 없는 정년 후를 살아갈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