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즈홀릭이 반해 버린 미국 캠핑카 여행
비바 라스베가스
구두 200켤레, 고양이 두 마리, 푸들 한 마리, 남편 팀을 싣고 달리는
제멋대로 버스의 미국 횡단기
포스트(Post) 빌 브라이슨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유쾌한 한 방을 날려줄 슈즈홀릭의 칙릿 여행에세이
전형적인 업타운의 슈즈홀릭 아내와 당장이라도 타잔이 되고픈 아웃도어맨 남편이 미국 버스 횡단 여행에 나섰다! 하루 24시간, 주 7일을 꼭 붙어있어야 하는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의 ‘캠핑카 부부클리닉’에 4주의 조정기간 따윈 없다!
도린과 팀은 정신과의사 부부다. 스스로를 '롱아일랜드의 공주'라고 칭하는 도린은 지독한 게으름뱅이에 슈즈홀릭. 별로 흠잡을 곳 없는 남편 팀이 사랑스럽지만, 그의 한 가지 결점은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단히 확고한 신념을 가진 ‘내추럴 본-내추럴 맨'이라는 것. 팀은 롱아일랜드 공주님에게 감히 캠핑버스를 타고 미국 47개 주를 여행하자고 제안한다. 이때 도린의 반응. "그저 평범한 '위기의 남편들'처럼 바람을 피우거나, 포르쉐를 한 대 뽑거나, 그러면 안되겠니? 왜 굳이 좁은 버스에서 불편한 1년을 보내야 하는 거냐고?" 그러던 그녀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우여곡절 끝에 구두 200켤레, 푸들 한 마리, 암팡진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특별한 목적 없이 10평 남짓한 버스에 오르는데...
<비바 라스베가스>는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엉뚱하고 로맨틱한 길 위의 이야기다. 머피의 법칙이 정확히 들어맞는-우연히 찾은 도시에 불이 난다거나 홍수가 나고, 무장 강도를 만나고, 나체주의자의 캠핑장에 도착하는 류의- 희안한 사건 사고가 부부를 끝없이 위기로 내몬다. 그렇게 하루 이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행길은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중년의 위기를 맞고 있던 부부를 점차 변화시킨다. 쇼퍼홀릭이던 도린이 소박한 삶의 맛을 알게 되고, 팀은 점차 아내를 이해하는 로맨티스트로 변해간다. 어딘지 불안한 커플의 ‘10평 버스 안 결혼 생활’은 47개의 주를 관통하는 22,000마일의 길 위에서 더욱 유쾌하고 끈끈해진다.
[미디어 리뷰와 추천사]
당신이 만약 지독한 쇼핑광이라면 이 책은 일종의 ‘여행 테라피’다. 청진기를 든 ‘사라 제시카 파커’ 같은 저자가 당신의 기막힌 심정을 제대로 치료해줄 테니까. 단 ‘미국을 달리는 캠핑 버스’ 안에서 말이다. 이 여행이 끝난 후, 구두 몇 켤레를 버렸다면 당신의 영혼은 10센티쯤 자라나 있을 거다.
-<스타일>의 저자 백영옥
무엇보다 이 책을 주목하게 만드는 건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말투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입담이다. 재능 있는 스토리텔러의 목소리가 길 위에서 두드러진다.
-뉴욕타임즈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우울함은 걷어내고, 백치미 쏙 빼낸 <쇼퍼홀릭>을 살짝 얹어 놓은 책. 저자의 사랑스러움, 통찰력 그리고 위트가 가득한 이 여행기는 단연 'Must Read'
-엘르
[작가 소개]
지은이 도린 오리온 Doreen Orion
콜로라도 대학 건강과학연구소 교수이자 정신과의사다. 1997년에 스토킹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한 <I Know You Really Love Me>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Larry King Live, 48 Hours, Good Morning America등의 여러 TV 쇼에도 출연한 바가 있다. 이 모든 영광을 뒤로 하고 그녀가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자신의 버스가 <버스개조>에 실리면서 평생 염원인 ‘9월의 버스 아가씨’로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옮긴이 신선해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3년간 편집기획자로 일하다가, 현재 전문번역가로 전향하여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내 생애 꼭 한 번 가봐야 할 섬여행> <내 생애 꼭 한 번 가봐야 할 걷기여행>, <여자끼리 떠나는 세계여행>,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오, 마이 걸> 등이 있다.
[책 속으로]
그토록 두려웠던 30세 생일. 그러나 정작 그날이 되었을 땐 평소 상상했던 것만큼 속상하지 않았다. 생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건, 즉 내 패션 인생에 기념비가 될 만한 업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나는 구두 100켤레의 주인이 되었다. 그 후로 세월이 흘러 이제 44세. 나는 30세 때 가진 것의 절반밖에 안 되는 구두를 10평이 채 못 되는 주거공간에 억지로 밀어 넣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이 모든 게 팀 때문이다.
그가 개조 버스를 타고 1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고 선언했을 때, 나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지 모를 이 난해한 계획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항을 고려해 보았다.
“도대체 당신은 평범한 남편들처럼 속 썩일 순 없는 거야? 중년의 위기를 겪는다거나, 바람을 피운다거나, 콜벳을 산다거나, 차라리 그런 사고를 치는 게 낫겠어.” 여기에 덧붙여, 나는 강력하게 단언했다. “나는 절대로,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해도, 죽었다 깨어나도 버스에서 살지는 않을 거야.” (p.13)
“저기…… 저건…….” 그는 버스의 종류를 기억해 내려고 머리를 굴리느라 말까지 더듬었다. 물론 나는 다른 버스의 종류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저 남편이 운전에 집중하기만을 바랐을 뿐이다.
“여보, 저건 버스야.” 나는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차분하게 일러 주었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야?” 팀이 물었다. 그가 나의 소중한 펜디 클러치를 핸드백이라고 불렀을 때의 내 반응만큼이나 공격적인 어투였다.
“무슨 뜻이냐면, 아니 도대체 누가 버스의 종류 따위에 관심을 갖겠어?” 나는 앙칼지게 되물었다. ‘제발 운전에만 집중해 줘’라는 의도를 가득 담아서.
“‘9월의 버스 아가씨’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를 꾸짖었다. “게다가 당신이 주인공인 달이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
맞다, 9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버스여행은 곧 끝날지 모르겠어, 여보. (p.134)
간혹 내가 버스 밖으로 나올 경우, 어김없이 팀이 이미 만나서 알게 된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다. 알고 보니 팀은 내 이름을 도린 ‘오리온’이라고 알려 주고 있었다. 그의 성인 ‘저스티스’와 다르다는 사실을 굳이 강조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의 ‘여성주의적 신념’을 존중한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팀, 내가 왜 결혼한 다음에도 성을 안 바꿨는지 알아?” 내가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모르겠는데.”
“그냥 죽도록 귀찮아서 그랬어.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 등 온갖 신분증에 이름을 바꿔야 되잖아. 사람들이 날 도린 ‘저스티스’로 불러도 괜찮거든?”
“허허, 그걸 몰랐네.” 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그가 날 사람들에게 소개해 준 것 자체를 후회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가령 대화가 길어지다가 “뭘로 먹고살아요?”라는 주제가 떠오를 때라든가. 우리가 정신과 의사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열에 아홉은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졌다. 우리로선 금시초문인 질문이라,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그럼, 지금껏 내내 제 심리를 분석하고 있었겠네요?” 팀이 움찔하면서 슬슬 도망칠 작정을 할 때가 바로 이 시점이다. 앞으로 무슨 사태가 벌어질지 잘 알기에.
“왜요?” 내가 부드럽게 반문한다. “만약 제가 항문외과 의사라면, 댁 엉덩이를 들여다보고 싶어 할 것 같나요?” (p.158)
내 걱정은 모두 기우였다. 누드 캠프장에선 말 그대로 모든 게 누드였다. 근육질 사나이도, 잰 체하는 허풍선이도, 폼 잡는 꼴불견도 없었다. 다들 보란 듯이 은밀한 부위까지 내놓고 다녔다.
누드 리조트는 사실 우리가 겪은 곳 중 가장 편한 캠프장이었다. 게다가 이용료가 퍽 저렴했다. 어차피 선크림에 들어간 돈까지 합치면 그게 그거였지만. 1952년 생긴 올리브델 랜치는 2세대에 걸쳐 어느 일가의 소유로 운영되었고, 분위기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현재 주인인 바비와 베키 부부는 각각 나체주의 가정에서 자라 결혼했고, 이제 그들의 아이들이 이 캠프장에서 자라고 있었다. 이 부부도 남편이 앞치마 하나만 달랑 걸치고 요리를 했는데, 바비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참치 샐러드 조리법을 나에게 전수했다. 지구상 모든 곳이 그렇듯이, 이 캠프장에는 묘한 특징이 있었다. 가령 어떤 여자는 도무지 수다를 멈출 수 없다며, “잠깐 숨 좀 돌릴게요. 방금 차돌박이 스테이크를 먹었거든요”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신기한 사람은 캠프장 관리인이었다. 그는 홀딱 벗은 몸에 공구벨트만 허리에 차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공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방향을 틀면 착시효과가 생겼다. “저기요! 떨어질 것 같아요, 그…….” 어머, 공구가 아니었네.
안 그래도 명품에 대한 집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중이었는데, 이곳에서 ‘속살까지 드러내고’ 지내면서 한층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이런 생활은 애초에 팀이 버스여행을 하기로 한 이유를 새삼 되새기게 해주었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팀 자신에게 이로운 일을 실천하고자 길 위로 나섰다. 모든 걸 훌훌 벗어 던지는 이곳에서, 마침내 팀은 여러 가지 다른 걱정거리마저 시원스레 벗어 던진 듯했다. (p.277)
짐을 푸는 데 몇 주가 걸렸다. 분명 하루에 다 해치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마치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를 매달고 있는 거랑 비슷하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한 해를 붙들고 있었다. 우선 나는, 여행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으며, 얼마나 많은 것 없이 여행을 마쳤는지 깨닫고 적잖이 놀랐다. 버스 침실 전체만 한 크기의 벽장 안에 들어가 있는 날 보면서, 팀이 중얼거렸다. “신발을 저렇게 많이 가져갔어……?” 내가 1년 내내 신은 신발은 총 여섯 켤레에 불과했다. 스니커즈 아니면 하이킹용 운동화. 심지어 팀의 짐 속에서 내 물건이 속속 나왔다. 도대체 그 물건들을 어떻게 버스 안에 다 쑤셔 넣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는 어디에 넣어야 할지 헤매는 마당에. 마침내 나는 더 견디지 못하고 팀에게 애원했다. “이제 내 것을 찾더라도 아무 말 말아 줘. 그냥 자선단체에 보내.”
“잘 생각했어.” 다른 상자 위로 몸을 구부리며 그가 대답했다. 다음 순간,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 와 박혔다. “리처드 타일러가 누구지?” 나는 괴성을 지르며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재킷을 홱 낚아챘다.
그 후 몇 개월간, 나는 꽤 많은 물건을 버렸고(리처드 타일러 재킷은 빼고) 새로 사들이지 않았다. 이는 정말 대단한 변화였다. 우리가 없는 사이 볼더에 새끈한 쇼핑거리가 들어선 악조건을 딛고 말이다. 메이시스 백화점도 있다고 들었다. 진위 여부는 모른다. 나는 안 가봤으니까. (p.336)
[목 차]
Road Trip 1 프린세스의 몰락
Road Trip 2 시험주행
Road Trip 3 자르콘의 여왕
Road Trip 4 큰 바위 푸들
Road Trip 5 메인 주에는 무스가 없었다
Road Trip 6 불붙은 캠핑카
Road Trip 7 스칼렛! 버스에서 날 좀 구해줘요
Road Trip 8 내 생애 최고의 와인은 ‘플로오오오리다로 보내 주오!’
Road Trip 9 엘비스, 주례 서다
Road Trip 10 버스를 타고 광란의 라스베이거스로
Road Trip 11 변방의 버스
Road Trip 12 대관식
◆ 응모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 서평단 모집기간 : 6월 5일 ~ 6월 11일
◆ 모집인원 : 15명
◆ 서평단 발표일 : 6월12일 (→ 이벤트 당첨자 발표)
◆ 서평 작성 마감일 : 책수령 후 2주 이내 ( → 책수령과 서평완료 댓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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