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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물을 삼켜도 가슴이 추운 당신에게” “열정을 들이 붓는 책” 초록의 바오밥 나무와 함께 이 책 표지에 있는 문구다. 생각해보면 정말 젊었을 땐 ‘젊었단’ 말을 듣지 않았다. 나이 들어가며 그 단어를 써주는 게 예의라 생각하는지 주변에서 종종 그런 말을 한다. 그래서 그 말에 오히려 서글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나이 듦이 슬프기만 한 걸까? 그건 아니다. 과거로 돌아가겠느냐 한다면 난 단연 ‘NO!’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는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 책을 받아들고 반가웠다. 번역한 작가가 ‘펄떡이는 경제학’‘사장을 지배하는 101가지’등을 집필한 이영직 선생이었기 때문이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하고 인사를 했지만 정작 책을 손에 들 수 없었다. 개인적 시간의 분주함과 더불어 조금 아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역시 책은 실망을 주지 않았다.
가장 먼저 ‘은퇴’라는 단어 자체를 버려라,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라, 배움의 열정을 새롭게 하라, 에너지를 재충전시켜라, 모험심을 불태우라, 어린 시절의 꿈으로 돌아가 보라 등등 이 책의 소제목들만으로도 인생의 지침을 삼을만했다.
사실 은퇴라는 단어가 생긴 건 그다지 오래전이 아니다. 사회보장이 시행되고 나서야 나이 들어 놀기만 하는 것도 문화적으로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나이든 사람들도 그들의 혜안과 지혜와 익힌 솜씨를 가지고 사회의 생산적인 일원으로 활동했었다. 그런데 은퇴 후 삶이 참으로 길어졌다.
은퇴를 순전히 경제적 사건으로만 취급하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그보다는 종합적인 접근방식을 개발해서 개인의 열망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 건강문제, 경제적 우려 등을 함께 다루어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돈과 영혼의 연결고리를 찾아 인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길 원한다. 은퇴설계에서 단순히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강조하는 근시안적인 설계보다 인생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락한 삶과 병든 삶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보람 있는 노동이 없으면 여가도 의미를 잃는다. 많은 은퇴자가 안절부절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은퇴라는 단어를 과감히 버리라고 말한다.
나이를 불문하고 은퇴자들이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아졌다. 더 길어진 수명과 건강, 교육,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경제적인 여유를 선물이라고 한다면 이에는 책임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책은 은퇴에 대해 이렇게 규명한다. “언젠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은퇴 개념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이 책의 특별한 독자를 배려한 점을 엿볼 수 있었는데, 원서로 소개된 도전이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은 점을 인지하고 번역자인 이영직 선생을 통해 아이디어 창업사업을 소개했다.
‘61세부터 할 수 있는 61가지 도전’이라는 입맛을 돋우는 제목의 아이템들 소개다. 이미 각광을 받거나 아니면 앞으로 전망있는 도전을 꿈꿀 수 있음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것도 실제 인물을 인터뷰해서 독자들에게 현실감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지 못했다면 ‘61가지 도전’을 다시 한 번 정독하시라” 책은 한 장 한 장이 모두 소중할 정도로 정년 후 삶이 기록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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