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를 만들어낸 사람, 송치복 카피라이터가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성공의 축지법은 다분히 동양적 사고를 안고 있다. 광고는 서양적이며 자본주의적인 행위다. 그 광고에 동양적 사고를 넣고자 하는 사람이 송치복이다.
그는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덕에 그의 광고는 일반적인 광고와는 다른 태도와 앵글을 보여준다. 그가 쏟아낸 글자들은 항상 빛을 발한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그의 소질은 아낌없이 발휘되고 있다. 읽을수록 그 재치와 아이디어에 미소를 짓게 한다.
행복-지하도로 건널 것인가 육교로 건널 것인가. 어항 속의 금붕어는 강에 풀어놔도 어항 속에 산다. 바다에 살려면 짠물을 마셔야 산다.
그는 본질에 집중한다. 상품의 본질, 소비자의 본질, 상황의 본질 등이 그가 광고를 만들 때 물고 늘어지는 지점이고, 그가 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는 모든 일의 해결 방안이 본질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의 이런 태도가 빛을 발한 것은 대부분 2등을 위한 광고였다.
지하 150미터 암반천연수로 만든 맥주(하이트맥주), OK! SK!(SK),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삼성자동차), 국민이 대통령입니다(2002년 대선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 성공의 본질을 묻는다. 왜 주식투자를 하면 반 토막이 나고, 사업을 하면 항상 뒷북을 치고, 내가 좋아하는 여인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이 책은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성공의 지름길과 그 길을 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어린왕자를 읽는 듯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든다. 그 내용을 보자면
고래에게 묻다
-창조의 축지법 고래 : 자갈과 모래, 그리고 시멘트에 공통적인 전체 본질의 맥은 단단함과 공간 채우기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 본질의 맥은 각기 다릅니다. 즉 자갈은 큰 공간, 모래는 작은 공간, 시멘트 즉 돌가루는 미세한 공간이 부분 본질입니다.
50소년 : 네, 이해했습니다.
고래 : 우리나라 사람들이 냉장고를 사용하는 부분 본질의 맥은 더운 여름에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음식이 상하지 않고 시원하게 먹는 것이 맥입니다. 이 부분 본질의 관점에서 보면 더운 여름이 없는 에스키모 인들에게는 냉장고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전체 본질의 맥으로 보면 사람들이 냉장고를 사용하는 본질은 맛있는 온도에 있습니다. 이렇게 부분 본질의 맥만이 아니라 전체 본질의 맥을 종합적으로 생각한다면 에스키모 인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는 아이디어는 쉽게 도출될 것입니다.
잠시 본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쳐 다음 페이지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한 페이지마다 저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독자로 하여금 순식간에 책을 독파하도록 만든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정의를 한 번 들어보자.
모래알: 인간이 무엇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세요?
50소년: 원숭이? 그런데 원하는 답은 그게 아닌 것 같고…뭐죠?
모래알: 여기가 어디에요
50소년: 백사장입니다.
모래알: 지금 누구하고 이야기하고 있죠?50소년: 아 알았다. 인간은 모래알에 가깝다는 말씀이시죠?
이 부분에서 무릎을 치고 웃지 않을 수 없지만 잠시 후 생각을 하도록 하는 책, 성공의 축지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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